韓 협상-리비아 급습 ‘양동작전’
○ 전방위 총력 구출 작전의 개가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외교 및 정보 채널이 전방위로 뛰었다. 20일 순방 도중 스위스에서 납치사건을 보고받은 박 대통령은 ‘모든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대사관은 리비아 외교부와 국방부, 정보부 등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지역 민병대까지 접촉해 한 관장의 소재 확인과 석방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조대식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은 외교부 장관 특사로 극비리에 리비아로 떠났다. 직전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로 근무하며 내전(內戰) 기간에 쌓은 다양한 인맥을 총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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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리비아 보안당국이 납치범의 근거지를 급습했으며 별다른 저항 없이 관련자 체포와 한 관장 구출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적극 협력해준 리비아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 “따뜻한 설 맞을 수 있게 됐다”
한 관장의 어머니 이모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감격에 찬 목소리로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특히 “이제 따뜻한 설을 맞을 수 있게 돼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경 아들과 통화했다는 이 씨는 “아들이 ‘납치범들이 잘 먹여주고 대우해 줘 건강하다’고 했다”며 “아들이 ‘나는 납치범들을 다 용서했고, 그들 인생이 불쌍하다’며 울먹였다”고 전했다.
KOTRA는 이번 피랍 사건을 계기로 ‘1급 위험 지역’에 있는 해외 무역관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관리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KOTRA에 따르면 전 세계 83개국 121개 해외 무역관 중 가장 위험한 ‘가’등급으로 분류되는 곳은 트리폴리를 비롯해 바그다드(이라크), 라고스(나이지리아), 다마스쿠스(시리아) 등 총 14곳이다. KOTRA 관계자는 “피랍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는 경호업체를 고용해 직원의 안전을 관리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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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 shcho@donga.com·이세형·강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