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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배혜림]민주, 호남 툇마루에 앉고 싶다면…

입력 | 2014-01-22 03:00:00


배혜림·정치부

민주당이 ‘안방’인 호남 사수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2일 광주를 찾은 데 이어 20일에도 광주와 전북 전주를 잇달아 방문해 재래시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 상인 간담회 등을 열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강하게 불고 있는 안철수 바람을 안방인 호남에서부터 차단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약무호남 시무민주(若無湖南 是無民主·호남이 없으면 민주당은 없다)’라는 말로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김 대표는 또다시 호남을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고 찾아가는 외할머니네 툇마루’에 비유하면서 ‘미워도 다시 한번’을 당부했다.

그러나 호남의 민심은 ‘외할머니의 한없는 따사로움’과는 거리가 있었다. 광주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양동시장에서 만난 상인 신모 씨(47)는 “선거철만 되면 호남을 찾아 읍소하는데, ‘변하겠다’는 말보다는 진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중소기업체에 다니는 김모 씨(34)는 “알맹이 없는 ‘보여 주기’식 방문은 달갑지 않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으로서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호남 3곳의 광역단체장 수성이 시급할 것이다. 그러나 호남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안철수 신당을 불러들인 근본적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89.2%라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 줬음에도 대선 패배 이후 계파 싸움에 골몰해 이렇다 할 혁신을 보여 주지 못한 데 대한 반감을 직시해야 한다. 눈앞의 6·4지방선거뿐 아니라 2년 뒤 총선, 3년여 뒤 대선까지 생각한다면 수권 정당으로의 체질 개선은 물론이고 실력 배양, 호남 외 타 지역으로의 외연 확대란 3박자를 갖춰 나가야 한다.

배혜림·정치부 be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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