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헤인즈 사태 겪으며 새해 맘고생“그나마 막판 결정적 작전 먹혀 다행”
SK는 지난해 말 애런 헤인즈가 KCC 김민구를 고의로 밀쳐 넘어뜨려 5경기 출전정지를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전력 손실뿐 아니라 구단 이미지도 바닥으로 떨어져 문 감독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헤인즈가 없는 동안 4승 1패를 기록한 SK는 이달 초 그의 복귀 이후 오히려 6경기에서 3승 3패로 주춤거렸다. SK의 방문경기 때 헤인즈가 공만 잡으면 관중의 야유가 쏟아져 다른 선수들까지 동요했다. 문 감독은 17일 모비스전, 19일 KCC전에서 연이어 연장 접전 끝에 이겨 가슴을 쓸어내렸다. 두 경기 모두 4쿼터 막판까지 뒤졌지만 종료 직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며 연장에서 승리했다. 자칫 새해에 1승 5패의 부진에 빠질 뻔했던 문 감독은 “대행 시절 1년을 포함해 이번 시즌까지 3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데 요새 참 힘들다. 힘들다는 표현을 잘 하지 않는데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선수들 앞에서는 흔들리는 모습을 안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 어려울수록 마음을 하나로 뭉치고 작전을 잘 따라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초보”라는 문 감독의 평가와 달리 올 시즌 SK는 경기 막판 결정적인 전술이 먹혀들면서 역전승을 하는 경기가 많았다. 상대 매치업과 경기 흐름에 따라 김선형, 변기훈, 주희정 등 빠른 선수들을 일제히 기용하는가 하면 김민수 박상오 최부경 등 포워드 라인을 앞세운 고공 농구로 효과를 봤다. 코트니 심스의 기량이 지난 시즌보다 향상된 대목도 문 감독이 공을 들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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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감독은 연세대와 SK빅스에서 문 감독의 스승이었고, 김진 감독과 문 감독은 아마추어 삼성 시절 같이 뛴 뒤 SK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 문 감독은 “나로서는 영광이다. 배울 부분이 참 많다. 자신감과 경험을 갖춘 지도자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겠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세대 가운데 첫 감독으로 책임감도 크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