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월드컵 대륙, 남미-남미축구]<4·끝>2번 우승 우루과이
김영철 부산외국어대 중남미지역원장 HK조교수
김영철 부산외국어대 중남미지역원장 HK조교수
우루과이 역사에는 아픈 기억이 있다. 스페인 사람이 이곳에 도착한 뒤 정착해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다. 우루과이에는 약 4000년 전부터 차루아라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으나 식민 과정에 쓰러져 갔다. 1831년 4월 11일에는 베르나베 리베이라가 차루아 원주민들을 초대해 놓고 살시페데스에서 대량학살을 저질렀다. 이후 차루아 원주민들은 우루과이 역사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런데 국민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불굴의 저항정신을 기리며 차루아 전사들이 되살아났다. 우루과이 사람들은 축구 대표팀을 ‘차루아 전사들’이라고 부른다. 외세에 맞서 싸웠던 선조들의 불굴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서다.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된 축구경기장에서 선수들은 외세와 맞서 싸웠던 조상들의 정신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광고 로드중
우루과이 인구는 부산시(약 353만 명)보다도 적다. 이런 작은 나라가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훌륭한 선수를 끊임없이 배출할 수 있는 것은 우루과이 국민에게 축구가 삶이고 문화이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이 축구공이다. 어린이들은 7명으로 구성되는 ‘유소년축구’에 참가해 함께 축구를 즐기면서 자란다. 또 청소년기에는 축구클럽에서 친구, 코치, 프런트 직원들과 사랑과 애정을 나누며, 성장에 필요한 음식도 제공받는다. 축구는 단순히 놀이문화가 아니라 교육이며 돌봄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우루과이에서 축구는 곧 삶이다.
김영철 부산외국어대 중남미지역원장 HK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