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전력 예상 깨고 선전
KBL 제공
KT는 이번 시즌 직전 신인 드래프트에서 23.5%의 1순위 지명확률을 갖고도 순번에서 밀려 원했던 전력 보강에 실패했다. 지난해 말 오리온스와의 4 대 4 트레이드 과정에서 김도수의 도핑 문제가 불거져 나와 신인 지명권까지 넘겨주게 됐다. 전 감독은 쏟아지는 악재에 대해 “모두 내 탓”이라고 자책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전만 해도 KT는 하위권이 유력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동부, 인삼공사, 전자랜드, 오리온스보다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KT는 이런 예상을 깨고 SK, 모비스, LG 등 3강의 뒤를 쫓으며 꾸준히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은인으로 꼽는 전 감독은 오히려 “선수들이 워낙 착하고 성실한 덕분이다. 스스로 노력해 얻은 성과”라며 겸손해했다. 훈련 때는 엄해도 코트 밖에서는 친한 맏형 같은 전 감독을 중심으로 KT 선수들은 끈끈한 응집력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지난 주말 관심을 모은 오리온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KT 조성민, 송영진 등 주축 선수들은 “전쟁에 나가는 기분”이라며 정신력을 다진 끝에 완승을 엮어냈다. 논란이 된 4 대 4 트레이드 이후 KT의 부산 안방경기 평균 관중은 6803명으로 그 이전의 4012명보다 3000명 가까이 늘었다. 전태풍 영입이 확실한 흥행카드가 된 셈이다. 전 감독은 “훈련하고 게임할 때가 가장 재밌고 행복한 시간이다. 선수들의 땀 냄새에서 새로운 의욕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