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시 삼백수-7언절구편/정민 엮음/660쪽·1만9800원/김영사
추사 김정희의 시 ‘시골집’이다. 평화로운 시골집에 맨드라미와 접시꽃이 선명하다. 닭 볏을 닮은 맨드라미와 위로 쭉쭉 뻗어 가는 접시꽃은 자손들이 벼슬길에 오르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자식의 성공을 빌며 꽃씨를 뿌리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활짝 피어났다.
한시 연구에 매진해 온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우리 한시 300수를 모아 책을 펴냈다. 정 교수가 매일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 한시 한 수씩을 우리말로 옮기고 감상을 적은 글을 엮어 낸 것.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작업을 하니 5언절구와 7언절구가 300수씩, 모두 600수가 모였다. 7언절구를 먼저 펴냈고, 5언절구도 뒤이어 책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차곡차곡 모은 한시가 ‘재워 둔 곶감’처럼 든든하고 감춰 둔 시인의 말을 헤아리는 것은 ‘소풍날 보물찾기’처럼 재미있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 공들여 채워 넣은 보물상자를 열어 보이는 것 같다. 번역도 시가 되도록 삼사조 가락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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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