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첵, 심약한 인간의 무력함 파헤치는 윤호진 연출의 역작킹키 부츠, 팝스타 신디 로퍼 작사 작곡… 작년 美서 최고의 화제프랑켄슈타인, 충무아트홀 개관 10돌 기념… 유준상 등 스타들 참여
처음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독일 고전 희곡 ‘보이첵’. 2012년 영국 런던 워크숍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올해의 승자는 어떤 작품일까. ‘투자 대비 수익이 저조하다’는 고질적 핸디캡에 아랑곳없이 기획사들은 저마다 야심 찬 ‘빅 카드’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LG아트센터는 ‘명성황후’, ‘영웅’의 윤호진 연출과 손잡고 신작 ‘보이첵’을 제작해 10월 9일부터 한 달간 무대에 올린다. ‘보이첵(보이체크)’은 1837년 24세로 요절한 독일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이다. 심약한 성품의 군인이 상관에게 아내를 뺏긴 뒤 살인을 저지른다는 이야기로, 환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무기력함을 파헤쳤다. 여러 나라에서 연극 무용 오페라 같은 다양한 장르로 가공됐지만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건 처음이다. 윤 연출은 2012년 6월 영국 런던에서 현지 배우들을 기용해 ‘루비 목걸이’라는 제목으로 ‘보이첵’ 워크숍 공연을 올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프랑켄슈타인’은19세기초에나온소설을원작으로국내제작진이대본과곡을쓴초연작이다. 충무아트홀 제공
지난달 공개 오디션 공모를 시작해 8월 막을 올리는 ‘스위니 토드’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작사가 스티븐 손드하임(84)의 대표작이다. 1979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토니상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가져갔다. 19세기 산업혁명 초기 런던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담았다. 2008년 팀 버튼 감독이 조니 뎁을 기용해 영화로도 만들었다. 2007년 국내 초연 후 7년 만의 재공연이다.
2014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의 기대작은 단연 ‘원스’다. 2008년 제80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저예산 영화를 무대로 옮겨 2년 전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 연출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쓸어 담았다. 오케스트라 없이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소박한 무대를, 중세 유럽풍의 화려한 의상과 무대에 익숙한 국내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