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첫째 조건은 이기는 팀, 둘째는 가족”

1억3천만불의 사나이 '추추트레인' 추신수(텍사스레인저스)가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귀국기자회견'에 참석해 귀국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울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추신수가 직접 밝힌 텍사스 입단 비화

추신수(31)는 3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텍사스 입단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금전적 부분에서 자존심을 세워준 전제 하에 우승 가능성과 가족을 우선시한 선택이었다.

추신수는 “프리에이전트(FA)라는 좋은 기회가 왔고,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는 장담을 못하기에 꼭 원하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기는 팀이 첫 번째 조건, 그만큼 중요한 조건이 ‘가족이 그 지역에서 편하게 사느냐’였다”고 덧붙였다. 이 두 가지 요건을 만족시킨 팀이 텍사스였고, 구애도 가장 적극적이었다. 추신수도 “처음부터 끝까지 표현은 안했지만 마음속에 텍사스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직후부터 추신수에게 접촉한 팀은 10개에 달했다. 그러나 추신수가 납득할 만한 구체적 조건을 제시한 팀은 3개 팀이었다. 그 중 하나가 명문 뉴욕 양키스였다. “양키스가 명문이고 꿈의 팀이란 것은 나도 안다. 그러나 양키스라고 해서 꼭 뛰어야 되는 것은 아니다”고 추신수는 소신을 밝혔다. 게다가 양키스가 추신수에게 오퍼를 한 뒤 답변을 기다린 시간은 채 하루도 안 됐다. 추신수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단 하루도 시간이 없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어이 없이 양키스행이 깨진 이후 텍사스가 더 적극적으로 다가왔는데, 결정적 조건은 계약기간이었다. 장기계약을 안 하기로 소문난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이 7년 계약을 제시한 것이다. 추신수는 고액 장기계약에 대해 “부담감이 있긴 한데 안고 가야 될 고민이고, 스스로 잘 다스리겠다. 하던 대로만 하면 괜찮다. 너무 잘하려고 하다 안 좋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