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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 한병, 홍삼 한뿌리 팔때도 고객만족이 최우선”

입력 | 2013-12-30 03:00:00

지역기업들 ‘소비자 중심 경영’ 인증 빠르게 확산




“참기름 한 병, 홍삼 한 뿌리를 팔 때도 소비자를 우선 생각합니다.”

경북 의성군에서 고춧가루, 참기름 등을 생산하는 청아띠농업회사법인은 지난해 12월 그동안의 ‘품질 위주 경영’을 ‘소비자 중심 경영(CCM·Customer Centered Management)’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1998년 설립돼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선언 후 대표이사 바로 밑에 최고고객책임자(CCO)를 두고 실무 부서들을 그 아래 배치하는 식으로 구조를 개편했다. CCO 직속 부서인 ‘고객만족팀’도 만들었고 그룹웨어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세부 실행지침을 전파했다. 이 법인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이사에게 직통으로 연결되는 핫라인을 안내하고 수신자 부담 전화를 만들었다”며 “고객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공장에 자동 금속검출기 등 각종 첨단장비를 설치한 것도 소비자 중심 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을 기획할 때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고춧가루의 입자 크기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다변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결과 이 법인은 올해 5월 한국소비자원이 평가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CCM 인증을 받았다. 이 법인 관계자는 “경영 방침을 바꾸기 전과 비교해 보면 소비자 불만 건수는 4분의 1 미만으로 줄었고 매출은 10%나 성장했다”고 밝혔다.

최근 지역기업들 사이에서도 소비자 중심 경영을 선언하는 곳이 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떨어진 만큼 사전에 불만과 분쟁의 소지를 차단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홍삼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도 올해 5월 공정위의 CCM 인증을 받았다. 이 법인은 지난해 9월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소비자 중심 경영을 모든 기업경영의 방침으로 삼아 소비자 중심의 기업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선언 후 대대적인 내부 프로세스 개혁을 실시했다. 소비자 전담 부서를 만들고 관련 규정과 매뉴얼을 만들었다. 소비자 불만 처리 절차를 대폭 개선했고, 고객 상담 무료 전화를 개설했다. 분기별로 소비자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경영에 적극 반영했다. 이 법인 관계자는 “소비자 불만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상품 개발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점검해야 할 사항을 체크시트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며 “그 결과 소비자 불만이 줄고 상품의 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관내 기업들에 소비자 중심 경영을 독려하고 있다. 경북도는 도 차원에서 소비자 중심 경영과 관련된 설명회, 콘퍼런스 등을 개최했다. 또 대기업과 지역기업 간 일대일 멘토링을 주선하는 등의 노력으로 한국소비자원에서 전국모범사례로 선정됐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