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분양 아이돌’ 위례신도시 입주 현장 가보니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초등학교 공사가 한창이다. 초등학교 옆으로 보이는 ‘LH꿈에그린’ 아파트(24단지)는 위례신도시에서 처음으로 이달 9일 입주가 시작됐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LH꿈에그린’ 아파트(24단지)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파트 주변 상가라고는 24시간 편의점 하나, 슈퍼마켓 하나뿐이라 1주일 치 장을 보려면 15분가량 버스를 타야 하지만 이 정도 불편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강남권 입지와 착한 분양가를 내세워 올해 분양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위례신도시가 이달 9일 첫 입주민을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1년 12월에 분양한 LH비발디(22단지·1139채)와 LH꿈에그린(1810채) 입주자들이다. 아직 신도시는 ‘공사판’이지만 입주민들의 집값 상승 기대감은 높았다. 올해 공급된 11곳 8600여 채의 민간 분양 아파트는 2015년부터 차례로 입주가 시작된다.
24단지 상가에 문을 연 곳은 편의점, 슈퍼마켓을 빼고는 부동산 4곳이 전부였다. 병원, 약국, 식당 등 생활 편의시설이 없어 불편할 법한데도 주민들은 위례신도시 주민이 됐다는 ‘자부심’에 뿌듯해했다. 2주 전 24단지에 입주한 배현정 씨(44·여)는 “2015년은 돼야 도시 모습이 갖춰진다는 점은 이미 알고 있다”며 “곧 명품도시가 될 것을 알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이번에 입주를 시작한 두 단지는 5년 동안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지만 이미 음성적 거래를 통해 웃돈이 붙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한 지 2년이 지나면서 분양가에 이미 1억 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며 “요즘도 꾸준히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한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지만 분양 당시 인기가 높았던 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금액의 웃돈을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최고 379 대 1, 평균 27.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래미안 위례신도시’는 웃돈의 규모가 평균 6000만∼7000만 원이다. 송파구 권역에 속한 단지와 중심상가인 ‘트랜짓몰’ 인근의 단지들도 인기가 높다. 하수남 명품위례공인 부장은 “송파 힐스테이트, 송파 와이즈더샵 등은 3000만∼4000만 원의 웃돈이 형성됐다”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