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발랄한 그녀의 럭셔리 필수품황선아의 스타일포스트
모피를 소재로 한 구두와 비비드톤의 상의, 스커트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 펜디의 2013년 가을·겨울 컬렉션. 인터패션플래닝 제공
매번 겨울이 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모피이지만 동물 보호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적잖은 눈치를 봐야 했다. 그랬던 모피가 이번 겨울,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겨울 모피엔 화려함에 경쾌함과 위트까지 더해져 지금까지 모피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기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고 있다. 모피 컬러의 대명사였던 블랙과 브라운, 화이트를 벗어나 비비드한 컬러가 등장하는가 하면, 파티나 귀부인의 전속 아이템이라 여겨졌던 모피들이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기도 하고, 알록달록 사랑스러운 컬러로 런웨이에 깜찍하게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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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패턴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베르사체(왼쪽) 스커트와 블루마린의 모피 소재 케이프.
특히 이번 시즌엔 고도의 모피 제조공법들을 활용한 다양한 스타일을 제시했다. 펜디는 모피로 옷을 만드는 기술과 미학의 절묘한 조화를 공격적으로 구현해냈다. 3차원 바느질 공법을 활용한 스트라이프나 꼬임, 우븐(woven)에서만 재연될 법한 프린트들을 자유자재로 표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블루마린은 레이스 니트 같은 느낌의 모피 케이프로 소녀다운 느낌을 연출해냈으며, 베르사체는 레퍼드(표범) 문양을 옐로와 블랙의 컬러 대비를 활용해 생동감 있게 부각시켰다.
이제 모피는 더이상 모피처럼 보이려 하지 않는다. 특정 아이템에 귀속되는 제한적인 소재로, 한 가지 소재의 덩어리처럼 보이는 것도 거부한다. 조금 더 젊고, 조금 더 웨어러블하고 쿨하게 세련됨을 표현한다. 모피는 다른 소재들이 표현해줄 수 없는 패션 판타지를 구현할 수 있다. 드라마틱함이 있는 모피는 디자이너에게 값지고 매력적인 재료임에 틀림없다.
황선아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