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月100억달러 축소… 엔화가치 급락 日수출 경쟁력↑신흥국 달러유출 우려 증시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중에 자금을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양적완화’의 규모를 축소하는 출구전략을 단행하기로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미국 통화정책의 대전환이 시작되면서 세계 각국 금융시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매달 매입하는 채권 규모를 현재 850억 달러에서 내년 1월부터는 750억 달러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같은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장의 금리 상승 등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초저금리 기조(0∼0.2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미 경제가 개선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추가 축소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며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축소를 중단하거나 다시 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버냉키 의장은 “2014년 말 정도가 되면 실업률이 6.5%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해 금리 인상이 빨라야 2015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날 중국 태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 증시는 양적완화 중에 유입된 외화가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로 대부분이 하락했다.
개장과 함께 급등한 한국의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90 선을 웃돌았으나 신흥국 경제 불안과 엔화 약세가 악재로 떠오르면서 전날보다 1.02포인트(0.05%) 오른 1,975.65에 장을 마쳤다. 한국의 수출 경쟁상대인 일본의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원화보다 더 떨어져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