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배상액 반환 않고 재산 처분”… 구입자 2명 상대 계약취소 소송
국가가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배상액을 과다 지급받은 피해자 가족의 아파트를 사들인 2명에게 매매 계약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 아파트는 국가가 가압류를 신청해 놓은 상태였다.
국가정보원은 서울고검 송무부(부장 신유철 검사장)의 지휘를 받아 서울중앙지법에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은닉이나 증여 등의 방법으로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어렵게 만드는 행위다.
국가는 7월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열여섯 가족(77명)을 대상으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6월부터 22명의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했다. 피해자 가족들이 재산을 은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중 장모 씨(73·여)와 전모 씨(54·여)는 가압류 신청이 인용되기 전에 각각 유모 씨와 박모 씨에게 아파트를 팔았다. 국가는 장 씨와 전 씨가 강제집행을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재산을 처분했다고 보고 유 씨와 박 씨를 상대로 부동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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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지휘하는 서울고검 핵심 관계자는 “대부분 소송이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피해자 가족들이 과다 지급받은 배상액과 지연손해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결론 나고 있다. 선고 이후에 반환하면 지연손해금만 늘어나기 때문에 가족들이 배상액을 자진 납부하고 사건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