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온건한 출구전략, 버냉키 “초저금리 유지… 긴축 아냐”日-EU는 양적완화 정책 지속
시장은 무엇보다 이번 결정으로 출구전략을 단행해도 버틸 수 있을 만큼 미 경제가 체력을 회복해가고 있다고 받아들였다. 연준도 출구전략의 결정적인 배경이 미 경제 회복세라고 밝혔듯이 각 경제지표도 뒷받침했다. 금융위기 이후 2009년 10월 10%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올 11월 7%까지 떨어졌다. 11월 미국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전월 대비 22.7% 늘어난 109만1000건으로 최근 6년 사이에 가장 많았다. 또 정치권이 재정 감축안을 합의하는 등 출구전략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정치 리스크가 걷히고 있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
미국 등 선진국 투자가들은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사한 이후 신흥국에서 서서히 달러 투자금을 빼오고 채권 매입을 줄여왔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은 없었다.
이번 결정으로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이 통화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일본은 지난해 말 기준 138조 엔(약 1400조 원)이었던 화폐 공급 총량을 내년 말까지 270조 엔으로 늘린다는 사상 최대 금융완화를 올해 4월 발표한 바 있어 출구전략을 앞당길 가능성이 희박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경제 및 통화정책위원회에 출석해 “ECB에 출구전략은 아주 먼 얘기”라며 “필요하다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경제 침체를 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witness@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