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첼레트 4년만에 재선
15일 실시된 칠레의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 좌파 진영의 바첼레트 후보가 62.2%인 346만8389표를 얻어 37.8%를 득표한 에벨린 마테이 중도우파연합 후보(60)를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 바첼레트 당선인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첫 여성 대통령을 지냈으며 내년 3월부터 4년간 다시 칠레를 이끌게 됐다.
○ 남미 좌파 정권의 완결판
광고 로드중
남미에서는 칠레뿐 아니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페루 볼리비아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에서도 좌파가 집권하고 있다.
그의 당선으로 아르헨티나(Argentina) 브라질(Brazil) 칠레(Chile)를 칭하는 일명 ‘남미 ABC’ 모두 여성이 대통령을 맡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전문가들은 남미 우파 정권의 부패와 이로 인한 빈부 격차 심화 등이 좌파 정권 부상의 디딤돌이 됐다고 분석한다. 2000년대 들어 집권하기 시작한 남미 좌파 정권이 4∼5%의 안정적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도 좌파 지지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 따뜻한 2선 여성 대통령
광고 로드중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독일어까지 구사하는 소아과 의사 출신으로 경력이 화려하지만 가톨릭 신자가 대다수인 칠레에서 무신론자인 데다 두 번 이혼한 약점을 갖고 있었다.
그는 2005년 대선에서는 “나는 여성인 데다 이혼 경력이 있고 더구나 종교를 믿지 않아 여러분이 생각하는 모든 죄를 한꺼번에 안고 있다. (그런) 내가 당선되면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혜택으로 여기도록 하겠다”고 호소해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현재 칠레는 4%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은 바첼레트 당선인이 앞으로 법인세 인상과 교육 개혁, 헌법 개정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