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금융으로 성장 이어가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 임직원들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한국증권은 대형오피스, 사회간접자본(SOC) 등 은행과 보험사가 주로 담당했던 영역에 뛰어들어 ‘싸고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띄워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한국투자증권 제공
○ ‘싸고 빠르게’ 전략으로 승부수 던져
프로젝트금융은 전통적으로 은행과 보험사의 영역이었다. 해당 프로젝트에 진출하려는 사업자들은 주로 은행과 보험사를 통해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했다. 2005년 프로젝트금융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한국증권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대출을 받는 것보다 조달 금리를 1.5%포인트가량 낮췄다. 자금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했다. ‘싸고 빠르게’ 전략은 주효했다. 한국증권은 큰 반향을 일으키며 대형 프로젝트를 속속 따내기 시작했다.
한국증권이 진행하는 프로젝트금융은 1년에 100여 건으로 사업 금액은 7조∼8조 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한국증권이 맡은 프로젝트 가운데 손실이 발생한 경우는 한 건도 없다. 김성환 프로젝트금융본부장은 “사업을 하는 지역에 인구가 늘어나거나 관공서와 같은 주요 시설이 이전된다거나 하는 호재가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사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이 안 되는 사업도 한국증권이 맡으면 된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김 본부장은 “투자금액을 작은 단위로 쪼개 개인 투자자들도 프로젝트금융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다양한 분야 진출해 위험 분산”
프로젝트금융본부는 지난해 391억 원의 수익을 낸 데 이어 올해 4∼9월에는 261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4∼6월 회사 순이익 가운데 18%가 프로젝트금융본부에서 나왔다.
부동산 경기는 계속 침체를 겪다 올해 들어 조금씩 회복되고 있고 국책 사업 규모도 연도별로 변동이 커 프로젝트금융 분야에서 매년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이 분야에서 한국증권이 계속 이익을 낼 수 있었던 요인은 특정 분야만 고집하지 않고 대형 오피스, SOC, 민간투자임대사업(BTL), 대체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위험을 분산시켰기 때문이다. ‘백화점식 사업수주’ 전략으로 파도를 헤쳐 나간 것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