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구두 브랜드 ‘슈콤마보니’ 만든 이보현 코오롱인더스트리 이사
이보현 코오롱인더스트리 이사는 “기존의 것들을 꼼꼼하게 살피는 ‘관찰’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디자인할 때 꼭 염두에 두는 원칙은….
“내가 신고 싶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내가 별로 끌리지 않는데 어느 소비자에게 구입하라고 자신 있게 내밀 수 있을까. 굽이 높아도 편안한 하이힐, 그것도 내 바람이 반영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하이힐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주 신는다. 종일 신으면 발이 아프다. 하지만 높은 굽은 여성들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아무리 발이 아파도 포기하기 싫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둘 다 잡고 싶었다. 멋만 있고 편하지 않다면 좋은 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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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워커’
‘공효진 워커’로 유명한 신은 딸에게서 얻은 아이디어다. 딸애가 ‘닥터마틴’을 사달라고 해서 한 켤레 사줬다. 스키니진에 신고 나타난 모습을 보는데 잘 어울리고 예쁘더라. 문득 나도 신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본 워커에 굽을 넣어 만든 신이 공효진 워커다. 아마 워커를 신고 싶었는데 나이 때문에, 체면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많이 반가워했을 것이다. 그건 곧 내 마음이기도 했다. 직접 표현할 순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어떤 욕구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디자인 아닌가.”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 많을 텐데, 이들에게서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가.
“디자인은 아무래도 개인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소모해야 하는 작업이니까 직원들이 쉽게 지치고 피로를 느낀다. 어느 날 갑자기 더이상 못하겠다며 사표 들고 오는 친구들이 분기에 몇 명씩은 꼭 있다. 잘 안 그려진다는 직원들은 건드리지 않는다. 그냥 둔다. 몇 주, 길면 두 달 정도 놔두면 스스로 다시 치고 올라온다. 그만둔다는 말도 쏙 들어간다. 자유롭게 풀어두지만 방임과는 다르다. 창의력이 성실함을 이길 수는 없다. 성실해야 아이디어도 나온다. 디자인에 열정을 갖고 있다면 성실하지 않을 수 없다. 관찰과 성실함, 이것이 좋은 디자이너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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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사 전문은 DBR 141호에 게재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