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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함께, 부활 전통시장]정병원-셀루메드와 ‘성남 상권활성화구역’의 상생

입력 | 2013-12-10 03:00:00

“표정 바뀌면 서비스가 달라져요” 상인들에 무료 무릎수술




5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스마일카페’에서 정병원 의료진이 시장 상인의 어깨와 무릎을 진찰하고 있다. 병원 측은 상태가 심각한 환자 2, 3명을 골라 무료로 인공관절 수술을 해줄 계획이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아이쿠, 죽겠네. 아파요 아파.”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어떻게 버티셨어요. 빨리 치료받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상점가의 ‘스마일 카페’에 임시 진료소가 열렸다. 정형외과 전문의 등 의료진 9명이 성남시 상권활성화 구역(중앙시장, 현대시장, 신흥시장, 상점가 등) 상인들을 직접 찾아온 것. 성남지역 거점병원인 정병원과 근골격계 바이오 기업 셀루메드가 함께 관절질환 예방 봉사활동에 나섰다.

○ 찡그렸던 표정이 오랜만에 활짝

이들은 시장 상인 40여 명을 대상으로 무릎, 어깨, 허리 등 관절상태를 점검하고 꼼꼼하게 처방을 제시했다. 관절염 예방을 위한 바른 자세를 교육하고, 관절건강을 위한 교육 자료도 나눠줬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즉석에서 물리치료도 해 줬다.

상태가 심각한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 2, 3명을 선정해 인공관절수술을 하기로 했다. 셀루메드에서 인공무릎관절을 무료로 제공하고, 정병원이 무료로 수술을 해 줄 계획이다. 수술비용, 입원비, 외래진료비 등을 합치면 1인당 600만∼700만 원이 들어 그동안 상인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박용석 정병원 정형외과장은 “시장 상인들 중에 무릎, 어깨, 허리, 발목 등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분이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며 “일회성 봉사활동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오래전부터 발목을 자주 접질렸다는 윤정숙 씨(여·53)는 “인대가 손상됐고, 방치하면 관절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며 “장사하느라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직접 와서 진찰해 주고 치료 계획까지 알려 주니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인화 정병원 원장은 “상인들이 건강하면 시장 분위기도 밝아질 것 같다”며 “30여 년 동안 병원이 지역민의 도움으로 성장한 만큼 앞으로 이들을 위한 봉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죽어가던 상권에서 ‘전국 모범’ 상권으로

성남시에 따르면 상권활성화구역으로 지정된 수정로 상권은 올해 요식업이 2.9%, 소매유통업은 4.9%, 생활서비스업은 1.8%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성남시 전체 상권의 평균 매출액이 정체되거나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불과 1∼2년 전만 해도 이 지역은 서서히 죽어가던 상권이었다. 2009년 시 청사가 이전하고 2010년 대형마트가 입점하면서 상권은 직격탄을 맞았다. 손님은 급감하고 빈 점포는 갈수록 늘어만 갔다. 위기를 느낀 성남시와 상인들은 2011년 5월 수정로 일대를 ‘상권활성화 시범구역’으로 지정했다. 조례를 제정해 지난해 5월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도 설립했다. 개별시장 및 상점가를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통시장과 주변상권을 하나로 묶어 지원하기 시작했다.

재단은 온라인 홍보를 상점가에 접목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손쉽게 상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스마일로’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고객들은 점포정보 검색과 점포별 할인쿠폰 확인, 포인트 적립까지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상인들은 단골고객을 확인하고 무료 메시지 발송, 모바일 쿠폰 발행 등 다양한 타깃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전국 최초로 중소 상인 간 협업지원 앱인 ‘스마일쿱’도 출시했다. 협동조합원 또는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상인 조직들이 보다 쉽게 정보를 제공받고, 조합원 간의 실시간 정보공유 상품거래, 인력확보 등 소통의 장(場)으로서 역할을 한다.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상인대학을 만들어 3개월 씩 교육을 받고, 찾아가는 스마트 아카데미 교육, 선진시장 견학 등에도 참여했다. 불과 1∼2년 만에 실패사례에서 모범사례가 됐다. 8월에는 일본 총무성과 후생노동성 공무원으로 꾸려진 방문단이 찾아와 상권활성화 사업과 스마트워크사업을 배우고 갔다.

강헌수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은 “지금까지는 상인들이 문제점을 외부의 탓으로만 돌리고 정작 본인의 상품과 서비스가 지역 고객의 요구에 맞는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상인들이 바뀌고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면서 침체됐던 골목상권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커피 마시며 TV모니터로 할인정보 한눈에 ▼
문화사랑방 ‘스마일카페’ 인기

경기 성남시 상권활성화 구역의 ‘스마일카페’. 카페, 라디오 방송국, 문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상권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전통시장이야, 문화센터야?’

경기 성남시 수정로 상권활성화구역을 찾으면 상인회 사무실 대신 아기자기하고 특별한 공간이 고객을 먼저 맞는다.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문화사랑방인 ‘스마일카페’다.

카페는 신흥1동 제7공영주차장 1층 전면을 3억700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올해 9월 문을 열었다. 143.36m²에 50석 규모의 카페, 라디오방송국, 문화교실, 무대시설 등을 갖췄다. 지역민으로 구성된 10명의 자원봉사가 2인 1조로 번갈아가며 운영한다. 커피 값도 아메리카노 1500원, 카페라테 2000원 등으로 저렴해 상인과 고객 모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DJ의 감미로운 멘트와 음악이 귀를 사로잡는다. 카페에 마련된 라디오방송국에서 지역민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중심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상권 소식도 전달한다. 한쪽에서는 상인대학의 교육장 및 회의장으로 꾸며져 교육 열기가 뜨겁다. 캘리그라피, 양말공예 등 지역민을 위한 문화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상점 거리를 찾는 고객들도 먼저 카페부터 들른다. 카페 내 대형 TV 모니터에는 상인들이 스마트폰으로 올린 할인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제공돼 발품을 팔 필요가 없다.

강헌수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은 “가장 열악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자는 생각에 카페를 조성했다”며 “거리가 밝아지면서 상권을 찾는 고객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 상권활성화구역은 현대-중앙-신흥시장 등 2153개 점포 밀집 ▼

경기 성남시 수정로 상권은 1971년 성남시가 조성되던 초기부터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모여 상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현대시장, 중앙시장, 신흥시장 등 전통시장과 장터길, 시범길 등 상점가가 모여 점포 2153개의 대형 상권을 구성하고 있다.

시 청사 이전과 대형마트 입점으로 성남 구도심 상권이 급속하게 위축되면서 2011년 5월 이 일대가 상권활성화 시범구역으로 지정됐다. 시설 현대화사업을 시작해 내년 3월 완공 목표로 태평동 옛 시청 앞 진입로 소통광장, 수정북로 전통시장 저잣거리, 현대시장 비 가림 시설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거리마다 주제를 잡아 특화거리로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수정남로 수진동 구간을 세계 길거리 음식타운으로, 신흥동 구간을 문화거리 및 아름다운 풍경거리로 조성하는 공사를 시작한다.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5월 첫 축제인 ‘정기문화공연’을 시작으로 ‘음식문화축제’ ‘통통난전축제’ 등 각종 문화 행사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시장 관련 상담 및 문의
△ 동아일보 기획특집팀 02-2020-0636 changkim@donga.com
△ 시장경영진흥원 02-2174-4412 jammuk@sijan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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