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이 4일 우승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2009년부터 울산을 이끌고 정규리그 2차례 준우승과 AFC 챔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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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AFC챔스 우승 등 울산 제2의 르네상스 성과
“노장은 닳고닳아 사라지는것…5년간 행복했다”
울산현대 김호곤 감독(62)이 자진 사퇴했다. 김 감독은 4일 서울의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 놓는다”고 밝혔다. 울산은 1일 포항 스틸러스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0-1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정규리그 종료 사흘 만인 이날 김 감독은 “노장은 녹슬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닳고 닳아 사라지는 거다. 5년 간 울산에서 정말 행복했고, 멋진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09시즌부터 울산을 이끌어왔다.
● 내려놓음의 리더십
김 감독의 모토는 ‘내려놓음’과 ‘비움’이다. 처음에도, 마지막도 그랬다. 울산은 김호곤 체제에서 제2의 르네상스를 엮었다. 2011년 챔피언십(6강 PO) 2위와 리그컵 우승, 작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 해 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해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전력이 약화된 올 시즌에는 우려 속에서도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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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도 철저히 함구했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집을 나선 순간까지 “마음고생 시켜 미안했다”는 한 마디를 남겼을 뿐이다. 울산에 머물던 코칭스태프도 전날(3일) 늦은 밤에야 서울로 모일 것을 통보받았다. 분위기를 감지한 일부 제자들은 이날 오전, 수차례 스승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가장 미안한 게 날 믿어준 선수들이다. K리그 대상을 우리 선수들이 휩쓸었다. 말은 못했어도 추억은 남기고 싶어 기념사진 한 장 찍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가족과 잠시 외국이라도 다녀올 생각이다. 앞으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었다.
사령탑 공석이 된 울산은 빠른 시일 내 신임 감독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 조민국 감독, 김현석 전 울산 수석코치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