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343만명이 月평균 43만원씩 수령… 곧 500만명 돌파”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8일 서울 송파구의 공단 집무실에서 국민연금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연금 규모가 더욱 커지면 기금운용본부를 복수 체제로 운영해 경쟁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66)은 이렇게 말했다. “부자일수록 허름하게 살아야 하고 권력기관은 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공단을 쉽게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재 건물이면 충분하다.” 최 이사장은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조세연구원장, 국회 예산정책처장,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온 국민의 관심사인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미래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기초연금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광고 로드중
―기초연금 도입으로 국민연금에 불똥이 튀기도 했다.
“올해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초연금안을 발표하자 임의가입자가 줄어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9월 정부안 발표 뒤에는 탈퇴가 주춤하다. 신규 가입이 하루 200명 정도로 꾸준하다. 가입자가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연금 가입이 이득이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다.”
현재 343만 명이 국민연금으로 월 평균 43만 원을 받는다. 또 60세 이상 노인 중 3분의 1이 국민연금의 수혜 대상자다. 최 이사장은 연금 수급자가 500만 명으로 늘어나면 혜택이 적지 않다는 점이 자연스레 알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금공단이 기초연금 실무를 담당하나.
광고 로드중
―보험료율을 2018년까지 동결하면 재정은….
“연금재정은 보험료율뿐만 아니라 연금 받는 나이와 소득대체율, 경제성장률, 기금운영수익률, 저출산·고령화의 영향도 함께 받는다. 보험료율 인상만이 연금 안정화의 해법은 아니다. 다만 재정계산 시점이 정부 출범과 겹치다 보니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충분히 되지 않는 점은 문제다. 계산 시점을 집권 중반기 정도로 늦출 필요가 있다.”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영입했는데….
“은행과 증권 업무를 두루 거쳐 풍부한 경험과 지식, 리더십을 갖춘 분이다. 본부장이 취임한 뒤 기금운용본부가 긴장한다는 말을 들었다. 우수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
광고 로드중
“매년 50조 원이 기금에 추가된다. 수익성이 중요하지만 안정성도 간과할 수 없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에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국내 상품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않아 해외투자 지역과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려고 한다.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
―일각에서는 기금운용본부를 별도 공사로 분리하라고 요구한다.
“공사로 분리한다고 해서 지금까지보다 우수한 성과를 거둔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공사 역시 공공기관인 만큼 독립성 제고와 성과 향상 효과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중요한 점은 가입자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일이다. 기금 규모가 더 커지면 복수본부장 체제를 도입해 경쟁을 시키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 인력이 9월 현재 198명으로 1인당 2조1000억 원을 운용한다고 했다. 싱가포르의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은 기금 규모가 1730억 달러(약 183조 원)로 국민연금 기금의 절반 정도지만 운용인력은 450명으로 두 배가 넘는다. 이 중 40%는 외국인 전문가라며 최 이사장은 재임 중 운용인력의 전문성을 높이는 기반을 닦겠다고 강조했다.
―KTX 민영화에 국민연금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나.
“공식적으로 협의한 사실이 없다. 국민연금이 참여할지는 규정에 따른 투자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수익성과 안정성을 철저히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
―국내 주요 기업의 대주주로서 의결권 행사는….
“국민연금이 주요 기업의 주식을 왜 샀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해당 기업을 지배할 목적이 아니다. 또 누구의 판단으로 의결권을 행사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수익보다 사회나 책임이라는 가치가 먼저일 수는 없다. 기업이 잘되고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이 중요하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