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17세기 화가 베르메르의 대표작이다. 몇 년 전 같은 제목의 소설과 영화가 나오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화가다. 그의 작품을 언급할 때면 네덜란드 위작화가 판 메이헤른의 사연이 감초처럼 등장한다. 메이헤른은 완벽한 위작 솜씨로 미술관도 감쪽같이 속아 넘겼지만 결국 스스로 범죄를 자백해야만 했다. 전후에 베르메르의 국보급 작품을 나치에 넘겼다는 ‘반역’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위조범임을 실토한 것이다.
▷세기의 독재자 히틀러가 화가 지망생이었던 탓일까. 나치는 1930, 40년대 유대인이 소장한 숱한 미술품들을 강탈해갔다. 최근 독일 뮌헨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약탈 미술품 1500여 점이 발견됐다. 전후에 찾아낸 것 중 최대 규모이고 그 가치가 1조4000억 원이 넘는다. 이들 작품은 나치의 미술품 수탈에 동조했던 수집가가 빼돌린 작품들로서 그 아들이 숨겨두고 있다 세무서의 가택 수색에서 들통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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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