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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하면 뜬다… 무한도전 가요제, 왜 승승장구하는가

입력 | 2013-10-28 03:00:00

올해로 4회째… 무한성공 비결은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무한도전 가요제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일 뿐만 아니라 대중 음악계를 들썩이게 하는 음악 행사다. MBC에 따르면 17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자유로 가요제’ 녹화장에는 녹화 장소와 시간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음에도 3만50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들었다. MBC 제공

《 유서 깊은 가요제들이 줄줄이 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승승장구하는 가요제가 있다. 메이저 기획사 출신 스타부터 인디 뮤지션까지 다양한 가수가 출연하고 준비 기간 내내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은 오르고, 참가곡들은 각종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올해로 4회째에 접어든 MBC ‘무한도전’ 가요제 얘기다. 》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이후 2년마다 열리는 무도 가요제는 이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 대중 음악계를 들썩이게 하는 행사로 발전했다.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의 경우 박명수와 지드래곤(GD) 팀의 ‘바람났어’가 모든 음원차트의 1위를 휩쓴 것을 비롯해 모든 곡이 10위권에 들었다.

출연 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가수 이적과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이 ‘예능 늦둥이’로 관심을 받게 된 것도, 인디 뮤지션 ‘10cm’가 대중적인 스타 그룹이 된 것도 이 가요제 덕분이다. 한 음악평론가는 “이름을 알리고 싶어 하는 뮤지션에게 무도 가요제는 메이저로 가는 등용문”이라면서 “가수들이 출연하고 싶어 난리다”라고 전했다. 올해 자유로 가요제는 다음 달 2일 방송된다. 무도 가요제의 성공 비결은 뭘까.

○ 무도 가요제만 나오면 뜨는 이유

전문가들은 무도 가요제가 아마추어인 무도 멤버와 프로 뮤지션 사이에서 ‘시너지’를 끌어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마추어가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은 기존의 오디션 프로와 비슷하다. 그런데 방송을 잘 모르는 오디션 출연자들과 달리 무도 가요제 출연진은 예능감이나 방송을 대하는 자세가 훨씬 세련돼 보기에 편하다”라고 분석했다.

아이돌과 인디를 아우르는 출연자 섭외도 칭찬을 받았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섭외 감각이 좋다. 구색 맞추기 식으로 인디를 넣기보단 매회 스타성이 있고 흥미로운 뮤지션을 초대한다”고 평가했다. 또 “무도 가요제가 지향하는 ‘재미있는 음악’은 가요계의 블루오션”이라면서 “기획 자체가 무척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무도 가요제’의 흥행이 가요시장에서 방송의 영향력 증가를 보여 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자기 음반을 내기보다 드라마 OST에 참여하는 게 곡을 알리기 수월한 시대가 됐고, 최근에는 예능의 영향력도 확대됐다”면서 “‘무도’ 같은 유명 예능에서 노래를 만드는 과정이 소개될 경우 음악의 질과 별개로 히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퍼포먼스는 화려해졌지만 음악적으로는?

무도 가요제는 영향력을 확장하는 추세다. 2007년과 2009년 준비 과정을 포함해 각각 2회였던 방송 분량은 2011년 4회로 늘었고, 올해는 준비 과정부터 최종 가요제까지 모두 5회에 걸쳐 방송된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만큼 질적인 완성도도 높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공연 연출과 퍼포먼스는 ‘진화했다’는 평을 받지만 음악적 완성도는 제자리걸음이라는 의견이다. 공연기획자인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3회 가요제부터는 공연물로서의 완성도를 갖추기 시작했다”고 호평했다. 반면 이대화 음악평론가는 “가수와 프로듀서가 매번 다르고 기복이 있어서 순수하게 음악만으로는 매회 ‘평균’ 수준으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가요제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아마추어의 음악 참여’라는 본래의 취지는 사라졌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는 “예전에는 프로와 무도 멤버들이 함께 연주하고 가사를 쓰는 모습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는데 올해는 프로 기획자와 가수가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올해의 경우 몇몇 팀은 무도 멤버보다 뮤지션과 도움을 주는 프로들의 기운이 압도한다. 함께 즐기는 축제인데 너무 잘 만들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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