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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가 성장 이끌었다

입력 | 2013-10-26 03:00:00

GDP 두분기 연속 1%대 성장세… 민간소비 1.1% 늘어 “경기회복 긍정 신호”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1%대의 성장세를 보인 것은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이라는 최악의 늪에서는 일단 벗어났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많다.

청년실업 심화와 가계부채 증가 등 심각한 문제가 남아있고 원화가치 상승으로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경제활성화에 힘을 모으면 잠재성장률인 3%대 후반까지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 “민간 자생력 살아나는 단계”

경제 전문가들은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안정적 상승세를 보인 점에 무엇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동안 고용동향이나 소비자동향 같은 경제지표가 반짝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지엽적인 경제지표라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기업 투자, 민간 소비, 정부 지출, 수출을 망라하는 경제지표인 GDP라는 큰 물줄기가 상승 흐름을 타면 당장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경기가 부진하더라도 조만간 경제 전반에 활력이 넘쳐흐를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3분기 성장세를 주도한 분야가 수출이 아닌 민간 소비라는 점을 두고 전문가들은 “의외지만 긍정적인 신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정지출이 상반기에 집중돼 3분기부터는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민간 소비가 살아나자 민간 부문의 자생력이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고 있는 것. 실제 3분기 민간 소비가 직전 분기에 비해 1.1% 증가해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녹기 시작했다. 기업 설비투자도 1.2%로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올 상반기만 해도 가계부채가 소비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데다 자금 여력이 있는 중장년층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민간 중심의 내수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서서히 장롱 속 현금을 꺼내 소비에 나서는 경향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 분야도 바닥을 다진 뒤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장기간 집을 짓지 않아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건설 현장에는 다시 망치 소리가 크게 울리고 있다.

반면 수출은 0.9% 감소했다.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민간소비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셈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지난 분기 정부 지출이 0.1%밖에 늘지 않았는데도 민간의 자생력이 회복되는 모양새를 보인 점이 긍정적”이라며 “이 상태라면 올해 연간 2.8%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우려되는 4분기, “경제회복 총력전 필요”

이날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가 “성장경로 상단에 위치해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가 회복될 듯 말 듯한 애매한 상태에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더이상 성장하기 힘든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회의적 뉘앙스도 담고 있다.

실제 정부는 3분기 경제 성적표에 크게 고무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4분기 경제에 대해서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매수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는 급등)하면서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데다 미국이 글로벌 시장에 풀어둔 자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추진할 경우 한국의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가 줄어드는 점도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경기부진으로 올해 세수부족 규모가 최대 8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됨에 따라 3분기까지 집행이 안 된 사업비를 삭감하는 등 대대적인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부처별로 수천억 원씩 지출이 동결된 상태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4분기 성장률이 3분기보다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외 여건”이라며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으로선 중국 같은 특정 국가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여러 나라로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하는 한편 기술 개발에 힘써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홍수용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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