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김경숙씨 체전 단체 은메달
대한골프협회 제공
담당 의사의 진단 결과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미국 캔자스 주 오버랜드파크에 사는 재미교포 김경숙 씨(53·사진)는 2009년 11월 갑자기 가슴이 아프고 잔기침이 잦아져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4기 판정을 들었다. “암 세포가 이미 가슴과 목 임파샘에 퍼져 수술도 할 수 없었어요. 1년을 못 넘길 것 같다고….”
시한부 통보까지 받은 김 씨가 24일 끝난 인천 전국체육대회 골프 여자 해외부에 재미교포 대표로 출전해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에서는 3라운드 합계 267타로 26명의 출전 선수 중 공동 10위. 김 씨는 “고국에 돌아와 이 자리에 선 것만으로 큰 은혜이며 기적”이라며 웃었다. 대회 전 몸에 무리가 될까봐 연습라운드를 포기한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거의 실신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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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의학적인 차도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더이상 전이가 안 되도록 독한 약을 5차례나 바꿔가며 병마와 싸우고 있을 뿐이다. “내 의사는 나 자신이에요. 하느님이 생명을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긍정적으로 살 겁니다.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줄 수 있을까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