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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하루만에… 中 하얼빈 스모그로 도시 마비

입력 | 2013-10-22 03:00:00

시내 가시거리 10m 그쳐 교통 두절… 고속도로 폐쇄되고 초중고교 휴교령




중국 동북부에서 발생한 극심한 대기오염(스모그)으로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시의 각급 학교가 휴교하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에서 스모그 때문에 휴교령이 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하얼빈은 전날에 이어 극심한 스모그가 계속돼 ‘죽음의 먼지’로 불리는 PM2.5(지름 2.5μm 이하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00μg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PM2.5 기준치 25μg의 40배에 이른다.

스모그로 시내의 가시거리가 한때 10m 이내로 떨어졌고 도로의 신호등도 보이지 않아 버스 등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시민은 마스크를 쓴 채 걸어서 출근해 더욱 고통을 겪었다. 시는 21일 하루 초중고교에 일제 휴교령을 내렸다. 시 주변 고속도로도 일제히 폐쇄했다.

이번 스모그는 하얼빈 시가 20일부터 올겨울 난방을 시작하자마자 발생했다. 중국은 지방정부별로 날짜를 정해 각 가정과 건물에 난방을 공급한다. 하얼빈 시 당국은 최근 며칠간 바람이 불지 않아 대기 중의 기존 오염물질이 가라앉은 데다 밤낮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 안개가 발생했고, 여기에 난방용 소각로 가동으로 스모그가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 시와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시 등에서도 스모그가 발생했다. 언론들은 창춘의 스모그가 가장 심했던 이날 오전 6시경에는 손을 뻗으면 손가락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선양 공항은 스모그 때문에 시계가 흐려 항공기가 대거 연착했다. 랴오닝 성은 이날 새벽 한때 성 전체 고속도로를 일괄 폐쇄하기도 했다.

동북 지방 외에 후난(湖南), 안후이(安徽), 허난(河南) 성 등에서도 21일 PM2.5 농도가 150∼1000μg에 달했다고 반관영 통신 중국신원왕이 전했다.

중국에서는 올해부터 스모그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해 본격적인 난방이 시작되는 11월이 되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北京)에서는 이달 초 국경절 연휴로 시내의 차량이 크게 줄고 공장과 회사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도 PM2.5가 ‘심각한 오염’ 단계인 m³당 300μg(4일 기준)을 훌쩍 넘었다. 베이징에서는 11월 15일경부터 난방이 시작된다. 올해 1월 12일 베이징의 PM2.5 농도는 993μg을 기록했다.

중국은 스모그 해결을 위해 시내버스 연료를 천연가스로 대체하고 차량 보유 대수를 제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이 정도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