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V리그에서 진짜 명가로 인정받으려면 포스트시즌 트라우마부터 벗어나야 한다. 올 시즌 정상을 꿈꾸는 대한항공 선수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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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 D-12 포스트시즌 트라우마 탈출 선언 대한항공
신영수 제대 한숨 돌리자 한선수 입대 날벼락
황동일 주전세터 특명…주장 신영수 어깨 묵직
‘대한항공 외길’ 김종민 감독 팀 개혁 큰 그림
신인 정지석 특급 수비형 레프트로 성장 기대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은 2010∼2011시즌부터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삼성화재의 독식 구도를 저지할 수 있는 유력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7전4선승제로 진행된 10∼11시즌 챔프전 때는 4연패로 셧아웃 됐고, 5전3선승제로 바뀐 11∼12, 12∼13시즌에도 각각 1-3, 0-3으로 완패했다. 뿐만 아니다. 대한항공은 06∼07시즌부터 09∼10시즌까지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를 치렀는데 현대캐피탈에 3번, 삼성화재에 1번 무릎을 꿇었다. 4번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단 1승만 거뒀다. 한 마디로 큰 경기에 굉장히 약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가 개막하기도 전에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을 거론하는 것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정상에 오르려면 반드시 이 포스트시즌 트라우마를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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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내심 자신이 있었다.
대한항공은 그 동안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늘 2%% 부족했다. 에반, 마틴 등은 모두 수준급 외국인 선수였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이 약했다. 올 시즌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영입한 쿠바 출신 라이트 공격수 마이클 산체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량도 기량이거니와 외국인 선수답지 않게 성실하고 겸손한 태도가 김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여기에 김학민이 빠진 자리에 신영수가 복귀하며 높이가 개선됐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양 강 구도에 대한항공도 충분히 도전장을 낼 수 있으리라는 게 김 감독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직전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세터 한선수가 11월5일 상근예비역으로 군에 입대한다. 예상에 없던 일이다. 배구는 흔히 세터 놀음이라 한다. 더구나 한선수는 대한항공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터다. 단순히 1명 빠지는 차원이 아니다. 김 감독은 “다른 포지션이라면 몰라도 세터, 더구나 한선수가 빠진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한선수 외에 세터 황동일과 백광언을 보유하고 있다. 조재영은 신인이라 즉시 기용은 힘들다. 황동일과 백광언의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황동일은 토스가 빠르고 세트플레이에 능하지만 기복이 심하다. 백광언은 정확성은 있지만 느리다. 김 감독은 일단 황동일을 주전 세터로 보고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키고 있다.
● 근성 있는 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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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장, 코치의 역할
김 감독은 군에서 돌아온 신영수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신영수 덕분에 팀 규율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실 신영수는 군대 가기 전 별명이 ‘영숙’이었다. 그만큼 조용하고 세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여지없이 훈련 끝나고 집합이다. 김 감독은 “(신)영수가 중고참으로서 확실히 잘 해주고 있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장광균 코치의 임무도 막중하다. 장 코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를 은퇴한 뒤 코치로 새 출발하게 됐다. 김 감독은 최근 장 코치를 불러 “선수들이 너에게 감독인 나를 편하게 흉볼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선수 편에 서서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부탁했다. 장 코치가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가교역할을 잘 해야 팀이 잘 굴러갈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 보석 신인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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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