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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지혜]산업지형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빅뱅 파괴자’

입력 | 2013-10-17 03:00:00


최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20년 전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 갖는 공통점은? 바로 ‘빅뱅 파괴자’라는 것이다. 보통 ‘파괴적 기술 혁신’은 혁신기업이 등장해 값싸고 단순한 제품을 만들고, 품질이 점차 개선되면서 시장이 변하는 과정을 상정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이 같은 공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래리 다운즈 액센추어 특별연구원 등은 하룻밤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기존 시장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는 이른바 ‘빅뱅 파괴’를 다룬 논문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게재했다.

DBR 138호(10월 1일자)에 실린 이 논문, ‘재앙처럼 닥쳐오는 빅뱅파괴자(Big Bang Disruption)’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빅뱅파괴자’는 파괴의 의도가 없이 부담 없이 개발이 이뤄졌지만 자유롭게 성장하며 제약 없는 전략을 실행해 기존 산업의 지형을 한순간에 바꿔버린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빅뱅파괴자는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자 공짜로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고객들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용기기를 더이상 구매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본래 기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등장했던 건 아니지만 한순간에 차량용 내비게이션 등의 기반을 무너뜨렸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은 20년 전에 등장해 오락실 핀볼게임 시장을 파괴했다. 1970년대 이후 핀볼게임 기계는 미국 어느 오락시설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1994년 수백 개의 게임을 지원하는 플레이스테이션이 뛰어난 그래픽과 조작감을 무기로 등장하자 순식간에 몰락하고 말았다.

이 같은 사례는 경영자들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저자들은 기성 기업이 빅뱅 파괴를 견디기 위해서는 △빅뱅 파괴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파괴적인 혁신에 대처할 수 있을 때까지 어떻게든 파괴자의 시장 장악을 저지하며 △신속한 탈출을 준비하고 △새로운 유형의 다각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리=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