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소비자경제부 기자
‘반값 할인’을 내세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할인율이 실제로는 과도하게 부풀려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쿠팡 티켓몬스터(티몬)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등 유명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판매 중인 상품 80개를 조사한 결과 24개(30%)가 할인율을 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기준가를 높이거나 최종 가격에 영향을 주는 추가요금을 표시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할인율을 과대 포장한 경우가 많았다.
최근 쿠팡은 이유식 밀폐용기 세트를 기준가 2만7000원에서 63%를 할인한 9900원에 판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당시 밀폐용기 제조사 온라인 쇼핑몰이 60% 행사를 진행하며 같은 물건을 1만710원에 팔고 있었다. 쿠팡 상품의 실제 할인율은 7.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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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가이드라인(가격이나 할인율 산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표시)이 실제로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다수 드러났다. 운동화와 미용용품의 경우 정확한 할인율이 얼마인지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으며, 기준가 자체를 찾을 수 없어 비교가 불가능한 사례도 있었다. 대인·소인 가격 중 소인 가격만을 첫 화면에 표시하는 식으로 소비자를 기만적으로 유인한 행위도 있었다.
이날 공정위는 “거짓이나 기만적 방법으로 가격을 낮게 표시해 소비자를 유인했다”며 쿠팡, 티몬, 위메프, 그루폰 등 4개 소셜커머스 업체에 1000만 원씩 총 4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소셜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할인율을 여전히 신뢰하기 어려워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시장 규모에 걸맞은 건전한 거래 관행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소비자경제부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