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화의 상징’ 소양강댐 준공 40주년
15일 준공 40주년을 맞아 최근 소양강댐의 정상과 수문, 경사면에는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본뜬 발광다이오드(LED) 경관조명이 설치됐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경기 용인시에서 온 김모 씨(34)는 “인근 청평사를 가는 길에 들렀는데 댐 정상 전망대에서 소양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시원하고 좋다”며 “생태공원도 있고 음악회도 열려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윤균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관리단 차장은 “그동안 국가보안시설로 출입이 금지됐던 댐 정상길이 2011년 12월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된 뒤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며 “봄 가을 주말에는 1만여 명이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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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경제성장 이끈 국내 최대 다목적댐
소양강댐은 1973년 10월 15일 높이 123m, 길이 530m, 총 저수량 29억 t으로 당시 동양 최대이자 세계 4위 규모의 다목적댐으로 준공됐다.
소양강댐의 발자취는 한국경제 발전사와 함께해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1970년), 서울지하철 1호선(1974년)과 함께 소양강댐을 ‘3대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직접 챙겼다.
1967년 착공한 소양강댐은 당초 콘크리트댐으로 출발했지만 국내에 철근, 시멘트가 부족하고 폭격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1년여 만에 국내 최초의 사력댐으로 설계가 변경됐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진흙, 자갈, 모래를 다져 콘크리트댐보다 단단한 댐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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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생한 소양강댐은 산업발전에 기초가 되는 용수와 전력을 공급하고 홍수 및 가뭄을 조절하면서 1970, 80년대 경제발전을 뒷받침했다. 준공 직후인 1973년 11월 ‘2차 오일쇼크’가 터지자 전국 수력발전 전기의 3분의 1을 생산해 전력난 해소에 기여했다.
소양강댐은 지금도 연간 12억 t의 물을 제공하며 수도권 물 공급량의 45%를 담당하고 있다. 또 집중호우 때는 최대 5억 t의 빗물을 담아 수도권의 홍수 위험을 낮춘다. 무엇보다 댐 건설로 생긴 거대한 인공호수인 소양호는 ‘춘천팔경’의 하나로 연간 10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수자원공사는 이제 소양강댐의 경제적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문화·관광·레저’ 기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자원관리라는 댐 본연의 기능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수변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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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댐 경사면의 지그재그길에 ‘용너미길’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또 용너미길과 댐 수문에는 밤에도 일대 풍경을 관람할 수 있도록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발광다이오드(LED) 경관조명을 대대적으로 설치했다.
18일에는 소양강댐 정상에서 준공 40주년 기념식과 다양한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