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중계차와 기자들은 순식간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해마다 10월의 둘째 목요일에 고 시인 집 앞에서 되풀이되는 광경이다. 2000년대 초부터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시인은 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만 아쉬워했던 것은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 역시 유력 후보로 언급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상이 실패하자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의 도박사이트 래드브루크스는 무라카미를 올해 수상 확률이 가장 높은 후보로 예상했던 터라 팬들의 낙담이 더욱 컸다는 소식이다. 한 경제평론가는 하루키노믹스(하루키가 수상할 경우 가져올 경제 효과)를 100억 엔이라 추산했으나 그 꿈이 날아가 버린 셈이다. 도쿄 신주쿠의 한 대형서점은 ‘노벨 문학상 곧 발표’란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발표 직후 ‘그래도 계속 응원합니다’로 바꿔 달았다고 한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그제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은 무라카미가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오보까지 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