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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한국프로들, 돈보다는 기록 향해 정진해야”

입력 | 2013-10-09 03:00:00

10일 개막 CJ인비테이셔널 3연패 도전… 崔 “선수-갤러리 함께 배려하는 대회”




“주최와 출전의 소감을 들어보겠습니다.”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CJ인비테이셔널 기자회견에서 행사 진행자는 최경주(43)를 이렇게 소개했다. 최경주는 3회째를 맞은 이 대회 호스트로 준비부터 진행을 도맡으면서도 2년 연속 우승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10일 경기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서 3연패를 노리는 최경주는 이번에도 북 치고 장구까지 칠 수 있을까.

최경주의 독주는 어찌 보면 KGT 소속 프로들에게는 자극이 될 수도 있다. 달변으로 유명한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와 국내 선수의 기량차를 A4 용지 판매에 비유했다. “종이 100장을 팔 때마다 주인이 2장씩을 빼돌린다고 칩시다. 사는 사람은 그걸 알아챌 수 없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국내 프로들도 기량은 거의 뒤지지 않아요. 마인드컨트롤에서 실수가 나왔을 때 극복하는 정신력과 집중력을 키워가야 합니다.”

PGA투어에서 뛰다 최근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배상문은 “PGA투어에서는 100야드 안쪽을 거의 두 타 이내로 끝낸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같은 롱 게임을 못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배상문의 멘토로 유명한 최경주는 “후배들을 보면 체격과 스펙이 뛰어난데도 어떤 목표의식이 없는 것 같다. 돈도 중요하지만 어떤 기록을 향해 정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경주는 이 대회를 통해 성숙한 국내 골프문화 정착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1회 때 휴대전화 없는 대회, 2회 때는 담배 연기 없는 대회를 내세운 데 이어 이번에는 선수와 갤러리가 함께 감사하고 배려하는 대회를 선언했다. 최경주는 “PGA투어에서 14년 뛰는 동안 한번도 갤러리에게 욕하거나 클럽을 집어던진 적이 없다. 선수와 팬이 서로 존중하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우승이 없던 최경주는 “시즌 후반 체력 저하에 시달렸다. 지난해 상금 102위였는데 올해 72위였다. 1%라도 향상됐다면 잘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2011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최경주에 패해 우승을 내줬던 데이비드 톰스(미국)는 “최경주는 정말 필드의 신사다. 1991년 남서울CC에서 열렸던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는데 20여 년 세월 동안 변화된 한국 골프를 느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