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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남부해역 난민선 화재-침몰… 최소 94명 숨져

입력 | 2013-10-04 03:00:00

아프리카 이민자 500여명 탑승
250여명 실종… 희생자 더 늘어날 듯




3일 오전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 섬 인근 해역에서 아프리카 이민자 500여 명을 태운 배가 침몰해 최소 94명이 숨졌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3세로 추정되는 어린이와 임신부도 포함됐다.

피에트로 바르톨로 람페두사 섬 보건 책임자 는 “지금까지 9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망자 수는 수색작업이 진행될수록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앰뷸런스가 아니라 관”이라고 덧붙였다. 해안경비대가 159명을 구조했지만 여전히 약 250명이 실종된 상태다. 당국은 해안경비대 소속 선박뿐만 아니라 고기잡이배,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인근 바다를 수색하고 있다.

에마 보니노 외교장관은 “날씨는 더욱 추워지고 있고 물에 빠진 사람들이 수영을 할 줄 몰라 구조 작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시신들이 부둣가에 줄줄이 놓여 있다고 전했다.

침몰한 배는 길이 20m로 갑판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침몰했다. 주시 니콜리니 람페두사 시장은 “해안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에서 배의 엔진이 고장 난 뒤 해안경비대의 시선을 끌기 위해 갑판 위에 불을 피웠다고 난민들이 말했다”고 화재 원인을 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배에 500여 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에리트레아 사람들로 리비아에서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사고가 새로운 삶을 찾아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이용하는 위험천만한 여정에서 발생된 최악의 참사 중 하나라고 평했다. 람페두사 섬은 아프리가 북부 튀니지에서 115km 떨어진 곳으로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UNHCR는 1999년 이후 람페두사 섬을 거쳐 유럽으로 들어간 아프리카 난민과 불법 이민자들이 최소 2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섬은 올해 7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으로 찾은 바티칸 외부의 공식 방문지였다. 당시 교황은 배를 타고 유럽으로 찾아드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더 나은 삶을 찾아오다 숨진 사람들이 ‘가슴에 박힌 가시’ 같다”라고 말했다.

박희창·김기용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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