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동 이전 백지화로 사무실 문닫혀… 직원들 외부 전전하며 간신히 업무성남시, 법무부에 대책기구 구성 제안
2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의 문이 굳게 잠겨 있다. 보호관찰소는 이 건물 1∼3층에 이사를 왔다가 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다른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달 초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으로 기습 이전했다가 학부모들의 집단 반발로 이전이 백지화된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가 20여 일째 정상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은 사무실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외부를 전전하며 간신히 업무를 보고 있는 상황. 사태가 장기화하면 업무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컴퓨터와 서류 등 집기 비품이 있는 성남보호관찰소 서현동 사무실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직원 28명은 외부에서 보호관찰대상자 등을 만나며 업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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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소 관계자는 “그러나 출석지도가 불가능해져 직원들의 출장지도나 전화지도 횟수가 크게 늘었고, 야간 업무도 증가했다”며 “주로 집에서 유선보고를 하고 출장지도에 나선 뒤 업무가 끝나면 집으로 귀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나 서류 업무가 필요할 경우 수원보호관찰소 본원이나 서울 동부보호관찰소를 찾아 해결하고 있다는 것. 직원들이 바빠서 9일 이후 전체 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적도 없다고 했다.
성남보호관찰소 김진오 사무관은 “재범이 우려되는 집중관리대상자의 경우 월 2, 3회 대면지도를 해야 하지만 지금은 여력이 없는 상태”라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업무 공백과 재범률 증가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이 우려하는 강도 강간 등 흉악범은 보호관찰이 아니라 교도소에 수감되고, 전자발찌 착용자 22명이 있지만 출장지도를 하기 때문에 보호관찰소에 올 일이 없다”며 “주민들이 차기 이전지 선정 때 이런 사정을 감안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은 당국에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서현동에 앞서 대상지로 거론됐던 분당구 야탑동 옛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사 앞에는 이전 반대 집회가 지금도 열리고 있다. 야탑동 주민들은 “확실히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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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관합동기구 구성에 이르더라도 13년간 지속된 지역 내 갈등과 불신 속에 기피시설로 낙인찍힌 보호관찰소가 새 이전지를 찾는 것은 물론이고 임시사무소 설치까지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