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한강변 달구경 명소 3選
휘영청 보름달 기다리며… 서울 강서구 가양동 소악루의 야경. 강바람을 맞으며 밝은 달을 바라보면서 옛 선조들의 풍류를 즐길 수 있다. 서울시 제공
민족의 명절 추석, 그 백미는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다. 올해는 아파트 베란다 대신 탁 트인 한강에서 달구경을 하면 어떨까. 선조들이 즐겨 찾던 한강 명당에서 달을 보며 시 한 수 읊으면 나 또한 풍류가객이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산8-4에 있는 소악루는 시와 그림의 만남으로 유명하다. 사천 이병연(1671∼1751)이 소악루의 경치를 보며 시를 지었고,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겸재 정선이 이 시를 감상한 뒤 ‘소악후월(小岳候月·소악루에서 달뜨기를 기다림)’이라는 그림을 그렸다.
달빛이 부서지는 물결을 바라볼 수 있다는 ‘월파정(月坡亭)’은 조선 중기 이래 뛰어난 문사(文士)들이 시를 읊던 곳으로 각광받았다. 다산 정약용도 월파정 앞 한강에서 밤에 배를 띄우고 벗들과 함께 놀았던 일을 ‘월파정야유기(月波亭夜游記)’란 시로 남겼다. 월파정의 위치는 노량진수산시장 뒤쪽의 작은 언덕 부근. 현재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그 안에 옛 정자 터였음을 알리는 장대석(마름돌)이 남아 있다.
한강 유람선을 타면 풍류를 즐기던 선조들처럼 한강에서 배를 타고 야경을 즐길 수 있다. 과거와 현재가 강물에 비친 달빛과 함께 그림처럼 스쳐 간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는 추석맞이 한강유람선 이벤트를 연다. 18∼2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65세 이상 가족을 동반하면 할머니 할아버지 본인은 무료, 동반 가족은 20% 할인해 준다. 02-3271-6900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