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만 7차례, 단장 4차례 교체
눈앞 성적에만 급급했던 결과물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LG의 가을은 스산하고 처량했다. 단일팀으로는 한국프로야구 최장인 10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LG는 마지막 가을무대였던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김성근 감독을 경질했다. 준우승 감독을 자르고 이광환 감독을 새로 영입했지만, 이미 몰락의 기운이 깃든 뒤였다. 1994년 LG의 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이 감독은 2003시즌을 6위로 마친 뒤 1년 만에 옷을 벗었다. 트윈스는 ‘젊은 사령탑’ 이순철 감독에게 미래를 맡겼지만, 2004년 6위∼2005년 6위에 그친 이 감독은 2006년 6월 중도 사퇴했다. 양승호 감독대행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한 그 해 LG의 최종 순위는 8위였다.
박종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1년, LG는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30승 고지를 밟았다. 이전까지 한국프로야구에서 정규시즌 30승에 선착한 팀은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LG는 이 기분 좋은 선례조차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도 비슷했다. 초보 사령탑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LG는 6월 중순까지 승률 5할 밑으로 단 한번도 떨어지지 않고 선전했다. ‘올해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결국 또 다시 4강에 들지 못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LG의 순위는 ‘6∼6∼6∼8∼5∼8∼7∼6∼6∼7’이었다. 10년 동안 감독이 7차례(2006년 양승호 감독대행 포함), 사장과 단장이 4차례 바뀌었고 일선 실무진은 더 빈번하게 교체됐다. 장기적 안목이 없는 프런트와 눈앞의 성적에 급급했던 현장이 만들어낸 결과는 참혹했다. 그러나 2013년 LG는 180도 달라졌다. 과거 10년의 아쉬움을 다소나마 털어내기에 충분한 결과다. 김기태 감독에게도 지난해의 시행착오가 좋은 약이 됐음은 물론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