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국고보조금 3억여원 빼돌려
“어린이집 원비는 국고보조금이 아니다. 원생 부모들에게 받은 돈이라 빼서 사용해도 된다.”
3년여간 국고보조금 3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전남 화순 A어린이집 원장 김모 씨(40)가 원장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라며 경찰에 진술한 내용이다. 경찰은 ‘도덕적 해이’에 빠진 일부 어린이집 원장에게 경종을 울렸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9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등으로 김 씨를 구속하고 김 씨의 아내(42)와 처제(37)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지자체로부터 2010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어린이집 2곳 운영비로 22억2490만 원을 지원받았지만 학부모에게 받은 학비는 2000여만 원에 불과했다. 운영비 99%를 국고로 지원받고 다양한 수법으로 횡령을 했다.
김 씨는 어린이집 감독과 관리가 강화되자 2011년 유치원을 인수해 사업을 확대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 운영비 착복과 관련해 관계자가 처음 구속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