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 대륙에 인터넷 금융혁신 새바람
기존 수시입출금식예금보다 수익률이 10배나 높은 금융상품인 ‘위어바오’는 올해 6월 등장한 이후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터넷과 금융이 결합하면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전망된다. 동아일보DB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주 마윈(馬雲)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진 적이 있다. “중국의 금융업, 특히 은행들은 상위 20%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해왔다. 이런 중국의 금융체제로는 앞으로 30년간 경제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 나는 그간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나머지 80% 기업들을 봤다. 만약 은행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은행을 변화시킬 것이다.” 마윈이 혁신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출발점은 중국 금융체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5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알리바바 고객군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됐다.
알리바바는 2003년 알리페이를 출범시켰고 2010년에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고객에게 소액 무담보 신용 대출업무를 시작했다. 올해 6월에는 펀드와 합작해 위어바오 상품을 내놓아 소비자가 인터넷상에서 직접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등 금융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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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수신금리가 정부로부터 고시되는 구조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은행은 대형기업과 고액자산가를 위한 영업에 집중해 일반 대다수 고객은 실질적으로 단기 운용할 고수익 수신금융상품이 없다. 위어바오는 이런 상황에서 탄생했다.
이러한 혁신적 사건은 중국 동종업계와 금융기관에 파장을 일으키며 앞으로 중국 금융시장의 변혁에 큰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에선 현재 각종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먼저 비슷한 모델이 다수 출현하고 있다.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처럼 대량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회사들이 펀드와 합작해 위어바오 같은 상품을 내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둘째, 쑤닝(蘇寧) 같은 전통 오프라인 전자제품 쇼핑몰 업체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모델로 변신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전시 마케팅 기능과 온라인의 구매 및 결제 기능을 통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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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위어바오 이야기로 돌아가자. 초기의 성공적인 흥행에도 불구하고 위어바오는 한계와 리스크 요인을 갖고 있다. 첫째, 감독 당국의 정책 리스크다. 위어바오는 아직까지 합법성 여부가 결론나지 않아 감독 당국의 관리 규제 강도에 따라 사업이 미래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순원 HMC투자증권 베이징사무소장
셋째, 지속적으로 고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위어바오 출시 시점인 6월에는 중국 단기금융시장의 자금 경색으로 6%대의 고수익이 가능했지만 자금시장이 안정화되고 경쟁이 가속화되면 시장평균 수익률로 수렴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위어바오의 발전 상황과 중국 금융시장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정순원 HMC투자증권 베이징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