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서 강조 “이웃집 놀러오듯 왔다” 친밀감 표시아베와는 스치듯 만나 짧은 인사만
함께 걷는 ‘가장 유명한 한국인 3인’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5일(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 테르부르크 페테르고프 궁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정상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 오른쪽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 상트페테르부르크=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행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G20 회의 제1세션이 끝난 뒤 업무 만찬이 시작되기 직전 리셉션장에서 잠시 조우해 인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두 정상이 4, 5분간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짧은 만남이었던 만큼 무게 있는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둘 사이의 만남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만남 사실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정상회의에 동행한 일본 기자들에게 먼저 밝히면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일본 언론의 보도 이후 만남 사실만 짧게 브리핑했다. 아베 총리와의 조우에 비중을 두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의장국이 제가 메르켈 총리와 친하다는 걸 알고 가까이에 정상용 빌라를 배정해줘 이웃집 놀러오듯 왔다”며 “메르켈 총리가 제일 먼저 초청해줘 올해 (독일을) 방문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안 맞아 아쉬웠다”면서 친근함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화학무기를 사용한 건 용납될 수 없는 일로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유혹의 확산을 막는 차원에서도 유엔 등 국제기구와 힘을 함께해 다뤄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남북문제와 한일관계에 관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일본이 동북아의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해 협력할 중요한 이웃이지만 역사를 바로 보며 미래지향적 관계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무기를 포기하는 결단으로 국제 평화에도 기여하셔서 국제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동정민 기자·윤완준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