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애비뉴Q’는 발칙한 노래와 대사로 정치 섹스 인종차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거침없이 어퍼컷을 날린다. 2004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그해 최고 흥행 대작인 ‘위키드’를 제치고 최고작품상 음악상 극본상을 휩쓴 작품이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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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드웨이 뮤지컬 ‘애비뉴Q’
인형과 배우 동시출연 ‘성인 퍼펫 뮤지컬’
정치·섹스·인종차별…솔직 대담한 대사
집에 두고 싶을 정도로 매력 넘치는 인형
만드는 데 120시간…관리받는 귀하신 몸
그러니까, 이건 인형극이다. 인형이 나와 노래를 하고, 대사를 치고, 몸으로 연기한다. 그런데 어른을 위한 인형극이다. ‘공연 좀 본다’는 유식한 사람들은 이를 ‘성인 퍼펫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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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형에 빙의한 배우들 … 개성 넘치는 인형 보는 재미 쏠쏠
브로드웨이 뮤지컬 ‘애비뉴Q’의 내한공연은 뭐니 뭐니 해도 캐릭터 상품을 연상케 하는 인형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놈도 빠짐없이 집에 사들고 가고 싶을 정도다.
인생이 스타벅스 알바로 쫑나지 않기만을 바라는 백수청년 ‘프린스턴’, ‘프린스턴’을 사랑하는 유치원 보조교사 ‘케이트 몬스터’(몬스터 종족이라 얼굴이 털복숭이다), 동성애자임을 애써 감추려는 월스트리트맨 ‘로드’, “나? 니 엄마가 경고하던 그 여자!”라고 외치는 초절정 섹시머신 ‘루시’, “원 달러 플리즈”를 입에 달고 다니는 빈대청년 ‘니키’, 대사의 99%가 ‘야동’과 관련된 음란물의 달인 ‘트레키 몬스터’가 주인공들.
등장인형들은 물론 배우들이 조종한다. 인형 하나당 한 명의 배우지만 ‘트레키 몬스터’같은 인형은 두 명이 매달려야 한다. 흔히 인형극에서는 관객의 시선을 인형에 붙들어 매기 위해 조종하는 배우들이 검은색 옷을 입지만 ‘애비뉴Q’는 배우들이 평상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관객들은 인형과 배우에 시선이 분산될 수밖에 없지만 이게 또 나름 재미가 있다. 배우들이 단순히 인형을 조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연기’를 하기 때문이다. 보다 보면 인형이 배우같고, 배우가 인형처럼 보이는 즐거운 착시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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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뉴Q’는 2003년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단 72회 공연 만에 브로드웨이에 ‘모셔진’ 전설을 갖고 있다. 토니상에서 대작 ‘위키드’를 누르고 최고작품상, 극본상, 음악상을 모두 휩쓸었다.
그런 만큼 에피소드도 많다. 알아두면 공연장에서 ‘애비뉴Q’를 10배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알짜 정보를 드린다.
· ‘애비뉴Q’는 만 15세 이상 관람가지만 주최측은 만 18세 이상 관람을 권장하고 있다. 섹스, 술, 포르노, 동성애에 대한 솔직하고 대담한 대사가 난무한다. 그래도 굳이 자녀를 동반하겠다면 그대는 ‘쿨∼한 부모님’.
· 인형들은 판매하지 않는다. 하나 만드는데 120시간 이상이 소요되며, 개당 1000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다. 머리털 관리, 의상 관리 가이드가 따로 붙어 다닐 정도로 귀하신 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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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비뉴Q’의 광고가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금지되는 사건이 발생. 이유는 ‘루시’의 계곡같은 가슴 굴곡 때문이었다. 인간이 아닌 인형의 몸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광고가 금지된 이 사건은 미국에서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 이거 놓치면 후회할 걸!
● ‘눈 부릅’ 뜨고 봐야할 명장면
백수 ‘프린스턴’을 틈만 나면 유혹하기 위해 등장하는 ‘나쁜 곰’ 커플. 곰돌이들이 ‘프린스턴’으로 하여금 잘못된 길을 가도록 유혹하다가도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급실망하는 모습이 빵 터지게 만든다.
● ‘귀 활짝’ 열고 들어야할 명곡
극이 시작되면 인생의 루저인 인형들이 차례로 등장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엿 같은 내 인생’(It suck to be me)을 부른다. 상당히 철학적인 제목같지만 내용은 ‘성병조심’, ‘놀이터에서 뽕 맞기’로 채워지는 ‘집 밖에 진짜 인생이 있다’(There is life outside of your apartment)도 필청곡.
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