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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시리아공습 의회 승인 받겠다”… 결정권 넘겨

입력 | 2013-09-02 03:00:00

군사개입 결의안 초안 의회 제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기 전에 의회 승인을 받겠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로써 당장 단행될 듯했던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9일 개회하는 의회가 토론과 투표를 거쳐 무력 사용을 승인한 뒤에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시리아 군사개입 결의안 초안을 이날 의회에 정식으로 제출했다.

8일까지는 5주간에 걸친 미 의회의 여름휴가 기간. 의원들 대부분은 지역구에 내려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회 이전에 의회를 긴급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해 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9일 개회 직후 시리아 공습 결의안이 상정된다고 해도 9월 중순까지는 공습이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1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습안이 부결될 경우 상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직접 나서 “미국은 ‘자체 시간표’에 따라 제한적 군사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하고 유엔 조사단이 시리아 현지에서 철수할 때까지만 해도 공습 임박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의회 승인’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자 미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밤 독자적으로 의회 승인 계획을 결정했으며 이에 반대하는 외교안보 각료들을 직접 설득했다고 백악관 관리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요청한 것은 개입에 반대하는 국내 여론이 우세한 데다 영국 등 우방국이 개입 반대 결정을 내리는 등 국제사회가 무력사용 신중론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결국 군사행동에 따른 부담을 의회와 나누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뤄진 남미국가연합은 이날 미국의 군사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개입을 위해서는 상원(100석)과 하원(435석)에서 각각 재적 과반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백악관은 승리를 낙관하고 있으나 의원들은 당론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고 지역구 표심에 따라 독자적 결정을 내릴 예정이어서 득표 결과를 점치기 힘들다. 당초 민주 공화 양당에서는 공습을 지지하는 강경론이 우세했으나 최근 반대파가 급부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쟁에 대한 피로감, 대중 지지 부족 등을 들어 공습안 부결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 헌법은 의회에 전쟁선포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미 대통령들은 해외 군사 개입을 강행한 뒤 의회의 승인을 받는 식의 우회로를 활용해 왔다. 실제로 1941년 12월 대일(對日) 선전포고 이후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 개전한 사례는 드물다.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코소보 공습,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의 리비아 지상군 투입 때도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 다만 1991년과 2003년 이라크 공습은 의회가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뒤 공격을 개시했다.

한편 미국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시리아 공격의 5대 위험 요소로 △작전 실패 △친미(親美) 성향 아랍국에 대한 시리아의 보복 가능성 △이란의 개입 △중동 테러집단의 저항 강화 △러시아의 중동 영향력 확대 등을 지적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하정민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