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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내란음모혐의 수사]공안전문가 “李발언 내란음모 요건 충분”

입력 | 2013-08-31 03:00:00

“현 정세 무너뜨리자는 건 국헌문란”
“녹취록外증거-진술 필요” 신중론도




“60여 년 동안 형성했던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된다. 60년 전행의 희생으로 드러난 것은 저들은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거다(거라는 것이다). 온갖 방해 책동 물리적 탄압 공작이 들어올 거다. 당연하지. 전쟁인데. …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

이석기 의원이 올해 5월 ‘RO’ 조직원들과의 비밀회동에서 기조연설처럼 한 발언의 일부다. 공안당국은 이 의원의 발언과 이후 조직원들의 대화 내용만으로도 형법상 내란음모 혐의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내란음모 혐의는 국토를 참절(僭竊·국토 일부를 점령해 불법적 권력을 행사하는 것)하거나 국헌(국가의 근간이 되는 규범)을 어지럽힐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기 위해 남모르게 일을 꾸몄는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형법 91조는 국헌 문란에 대해 ‘헌법이나 법률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이나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시키거나 그 권능의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명시해 두고 있다.

공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의원이 조직원들에게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된다”고 한 것은 1950년 6·25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헌법과 역사를 부정하라고 강변한 ‘국헌 문란’에 해당한다. “전쟁을 준비하자”고 한 것은 남모르게 폭동을 일으키자고 선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판례를 보면 내란음모 혐의는 ‘목적과 의도’가 확인되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어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말 그대로 ‘음모’를 꾸미는 것만으로도 죄가 된다는 뜻이다. 또 이 의원과 RO 조직원들이 대부분 옛 민족민주혁명당과 관련돼 있다는 점은 이들의 음모가 지속적이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한 로스쿨 교수는 “녹취록만으로는 국토 참절이나 국헌 문란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쉽지 않다”며 “녹취록 외에 추가 증거와 진술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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