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아의 스타일포스트
네덜란드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이리스 판 헤르펀이 올해 프랑스 파리의 봄·여름 오트쿠튀르쇼에서 선보인 3D 프린팅 의상. 인터패션플래닝 제공
상상만으로도 신나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상상이 실제로 이뤄지는 세상이 됐다. 그 중심에 3차원(3D) 프린터가 있다. 컴퓨터 문서를 인쇄할 때 주로 사용하는 2차원(2D) 프린터는 잉크를 흩뿌려 그림이나 글씨를 찍어 내는 반면, 3D 프린터는 정교한 수치와 계산을 통해 프로그래밍된 디자인대로 재료를 조금씩 쌓아 가면서 제품을 완성한다. 한 층 한 층 블록을 쌓아서 탑을 만드는 원리와 비슷하다.
3D 프린팅과 같은 첨단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패션 분야에서 이 기술은 새로운 원단이나 소재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차원의 패션 디자인을 시도하는 것을 넘어 옷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자이너 브라이언 가렛이 희토류 자석 소재로 만든 3D 프린팅 액세서리.
3D 프린터 전문 기업인 스트라타시스의 아리타 맷소프 부사장은 “3D 프린팅은 패션 분야의 진정한 창의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디자이너는 기존 제조 방식의 제약에서 벗어나 3D 프린팅을 통해 자신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제작할 수 있으며, 바로 이 점이 3D 프린팅이 향후 주목받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제 디자인 아이디어와 3D 프린터를 다루는 기술만 있다면 누구나 디자이너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나만의 감성 코드를 담은 ‘나만의 것’을 소유하는 게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디자이너의 감성이 담긴 제품을 구매하면서 내가 원하는, 나만을 위한, 내게만 있는 디자인과 제품으로 희소성을 부여하는 3D 프린팅 기술은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드는 쿠튀르(couture·유명 디자이너 의상)에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