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데서나 서서 회의하고… 사무실엔 스탠딩 책상까지 ▶▶▶서서 일하기, 벤처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급속 확산“업무 집중도 높이고 척추건강도 좋아져 일석이조”
게임회사 한게임 직원들이 서서 회의를 하고 있다.
최근 서서 일하는 문화가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건강을 지키고 업무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올해 초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로 회사를 옮긴 김정준 게임하이 사장(43)도 자신의 책상을 서서 업무를 보는 스탠딩 책상으로 바꿨다. 컴퓨터를 써야 할 때는 선 채로 하고 회의를 하거나 서류를 읽을 때는 테이블을 이용해 앉아서 한다.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오래 근무해 쉽게 허리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김 사장은 “서서 일하는 것이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보다 몸에 무리가 덜하고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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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낮이가 조절되는 스탠딩 책상에서 일하는 카카오톡 직원들.
의료 전문가들도 장기간 앉아 일하는 것보다 서서 일하는 편이 집중도를 높일 수 있고 건강에도 좋다고 입을 모은다. 염승철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장은 “사무직군은 장시간 같은 자리에서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척추에 더 많은 부담이 간다”며 “의학적으로도 서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허리 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이 1.5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서서 일하기 문화가 사무공간의 첨단화를 통해 보다 좋은 인재를 유치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10여 년 전 미국 야후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한 바닐라브리즈의 한다윗 사장은 “이미 실리콘밸리에서는 직원들이 원하면 서서 일하는 책상을 설치해 주는 문화가 퍼져 있다”면서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나아가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사내 복지 정책의 하나”라고 말했다. 국내 벤처기업 중에도 사내에 수면실, 카페테리아, 체력단련실, 안마의자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인재들을 유치하는 곳이 많다. 자기 자리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서서 일하는 문화가 가능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