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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vs 反푸틴… 모스크바 시장선거 양강구도

입력 | 2013-08-09 03:00:00

푸틴 지지 받는 現시장 우세… 반정부 진영 나발니 출마 새 변수
진보세력 결집 땐 푸틴 큰 타격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러시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푸틴 대 반(反)푸틴’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6일 반푸틴 진영의 알렉세이 나발니 국민자유당 후보의 출마가 돌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는 세르게이 소뱌닌 현 시장의 일방적 승리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금도 소뱌닌 시장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막판에 선거에 뛰어든 나발니 후보가 설사 낙선하더라도 상당한 득표를 할 경우 황제와 같은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중산층, 고학력 젊은이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은 나발니 후보는 변호사에서 반푸틴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2009년 지방 정부에서 무보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국영 목재소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18일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하지만 수감 하루 만에 법원이 그를 이례적으로 석방하자 선거일을 한 달여 앞두고 출사표를 냈다. 러시아 정부가 선거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낮은 그를 일부러 석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모스크바 현지 언론은 나발니 후보의 지지 세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러시아 기업인 37명은 공개적으로 나발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한때 석유기업 유코스의 사장이자 러시아 굴지의 재벌로 군림했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씨는 야당 후보를 지원했다 푸틴 대통령의 눈 밖에 나 탈세 혐의로 투옥됐고 결국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를 감안할 때 일부 기업인의 반푸틴 정치인 지지 선언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