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합천공설운동장에서 7일 만난 김범수 여자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전국을 돌아다녀도 골키퍼 유망주를 찾을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유를 묻자 “골키퍼 코치를 둔 팀이 거의 없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여자선수권대회는 초중고교와 대학은 물론이고 실업팀까지 나오는 국내 최고의 대회. 실업팀을 제외하면 골키퍼 코치가 있는 팀이 드물다. 대학 중고교 초등학교로 내려갈수록 골키퍼 코치는 더 찾기 힘들다. 2일 경주에서 개막한 화랑대기 초등학교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한 171개 학교 중 골키퍼 코치가 있는 팀은 프로 산하 팀을 빼면 10여 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골키퍼 유망주 찾기가 힘들다. 선수들이 대부분 필드 플레이어를 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골키퍼를 하면 제대로 배울 수 없어 기량 있는 선수들이 피하고 있다. 그래서 팀에서 키는 큰데 동작이 좀 굼뜨면 골키퍼를 맡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골키퍼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리게 돼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데도 학원축구의 현장에서는 가장 홀대받고 있다.
광고 로드중
전문가들은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골키퍼 순회코치를 파견해 유소년 유망주를 지도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소년 때 훈련이 가장 중요한데 제대로 지도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이니 이를 축구협회 차원에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범수 코치는 “각종 대회를 앞두고 골키퍼 클리닉을 개최해 지도자와 선수가 의무적으로 참석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방치된 골키퍼 교육, 당장 시작해야 할 때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