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박 주렁주렁, 추억이 대롱대롱
충남 청양군 정산면 천장리 ‘알프스마을’에 조성된 2.4km의 조롱박터널에 다양한 모양의 조롱박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청양=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수십만 개의 조롱박이 주렁주렁
6일 대전∼충남 보령 사이 36번 국도를 따라가다 청양 칠갑산휴게소에 이르자 ‘조롱박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아름다운 천장호를 끼고 알프스마을로 들어섰다. 승용차가 간신히 비켜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시골길. 차창 밖으로는 청양 명물 고추밭이 펼쳐져 있다. 이 작은 산골마을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이름은 거창하다. ‘제3회 청양세계조롱박축제.’ 마을로 접어들자 꽃으로 치장된 마차와 소달구지가 먼저 눈에 띈다. 마을 맞은편 계곡은 조롱박 넝쿨로 온통 덮여 있다. 찌는 듯한 더위지만 계곡물은 시원했다.
여름철 이 마을의 명물은 조롱박 터널. 마을 길 2.4km 양쪽에 50cm 간격으로 조롱박을 심어 터널을 만들었다. 멕시코 중국 등 전 세계에서 가져 온 희귀 박 등 110종의 박이 다양한 모양을 뽐내고 있다.
이후 컬러 박과 희귀 박 등을 심어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터널은 소달구지와 꽃마차를 타고 다닐 수도 있다. 하루가 부족하다면 마을에서 운영하는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박으로 만든 탕수와 박잎전, 박칼국수와 박깍두기 등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 조롱박화장품 만들기, 동물 먹이 주기, 각종 문화행사 등도 즐길 수 있다.
○ 볼거리와 배울 거리가 가득
알프스마을에서는 매년 겨울 얼음축제도 열린다. 2.4km 구간의 조롱박 터널에 계곡물을 끌어 들여 얼린 뒤 썰매장, 마차썰매장, 봅슬레이장으로 변신시킨다. 얼음축제는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올 1, 2월 축제 기간에는 10만 명이 찾았다. 전국 제일의 마을 축제로 자리를 굳혔다. 시골 마을의 이 같은 변신은 정부로부터도 인정받아 도농교류경진대회(2011년) 대통령상을 비롯해 지난해 대한민국농촌마을 대상(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황 대표는 “알프스마을은 천장처럼 높다는 뜻으로 천장리라 불리고 인근 천장호수가 마을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