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식 정보환경연구원 회장
특히 네이버는 구글과 야후가 세계 인터넷 검색시장을 석권할 때 국내 검색시장을 끝까지 지켜 정보기술(IT) 강국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하지만 대표적 벤처기업으로 인정받던 네이버가 요즘 검색권력을 남용하여 인터넷 생태계를 파괴하는 공적(公敵)으로 몰매를 맞고 있다.
네이버가 비난을 받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절대적인 검색권력을 이용해 연간 약 2조16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전체 인터넷광고 시장의 71.6%(1조5530억 원)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네이버의 인터넷광고 매출액은 이 회사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했다. 현재 국내에는 인터넷광고 수익을 기대하는 3000여 개의 영세중소기업이 있다. 그런데 국내 인터넷 광고수익 중 1위인 네이버와 2위인 다음(17.7%), 3위인 네이트(6.6%) 등 3대 포털이 전체 시장의 96%를 싹쓸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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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구글과 협상을 통해 자진 시정 약속을 받아 낸 것처럼 네이버가 창업정신으로 돌아가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 전략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색엔진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환경과 기반을 조성해 주되, 국내 인터넷광고 부분은 인터넷 생태계의 공동 상생의 방법을 찾아 네이버 광고 매출의 절반 정도를 생태계 참여자와 나눌 수 있는 인터넷광고 민주화 정책을 스스로 펴도록 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인터넷광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네이버가 광고수익을 50% 미만으로 낮춘다면 5000억 원 정도의 광고 매출을 수천 개의 영세중소기업에 돌려줄 수 있다.
현재 영세중소 인터넷기업들이 연합체 결성을 추진 중이며 이 연합체를 중심으로 각 영세중소기업이 서비스 중인 사이트를 상호 연결하는 공동 인터넷광고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5000개 이상 수십만 개 영세중소 인터넷광고 기업 사이트를 연결하는 플랫폼 개발 기술은 정부의 지원과 의지 없이 영세중소기업 자체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7월 현재 312만 개에 달하는 중소기업 중 불과 7%인 22만 개 기업만이 광고주로 인터넷 광고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광고단가를 대폭 낮추고 광고 게재 절차를 개선한다면 당장 20% 이상의 기업들이 광고주로 참여해 인터넷 광고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 마케팅에 힘입어 중소기업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네이버 등 대형 포털은 영세 인터넷 플랫폼과의 검색광고 및 서비스 제휴를 통해 네이버 등의 검색광고 15개 중 하위 5개 정도는 영세중소기업 공동인터넷광고 플랫폼의 검색 키워드 광고로 대체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이어 영세중소기업 사이트에 대형포털 검색창을 올리고 여기서 이뤄진 검색 키워드 광고수익은 영세기업에 유리하도록 배분해 주면 사회적 기업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
신윤식 정보환경연구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