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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 소송 부추긴뒤 돈 빼돌린 시민운동가 구속

입력 | 2013-08-06 03:00:00


서울 서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김한수)는 변호사 자격증도 없이 농아인들의 소송을 불법으로 대리하고 돈을 빼돌린 혐의(변호사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로 전 사법개혁국민연대 부회장 정모 씨(61)를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09년 8월 다단계업체 피해자 모임 회원인 농아 200여 명에게 “소송을 걸면 승소보상금 140억 원을 받아주겠다”며 소송을 부추기고, 소송비용 명목으로 총 1억4000여만 원을 받았다. 조사 결과 정 씨는 “나는 소송에서 진 적이 없다”며 농아인들을 유혹한 뒤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농아인들에게는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았으며, 민형사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자 농아인들이 모은 소송비용 중 잔여액인 2300여만 원을 빼돌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 씨의 범행은 3년 동안 민사 소송에서 패소한 농아인들이 “정 씨가 허위 진술을 유도했다”고 양심선언을 하며 업체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정 씨는 겉으로는 사법개혁을 주장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선 소송을 대리하며 사회적 약자의 돈을 강탈했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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