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즉각 실시” 성명… 야권선 전국적 항의 시위 예고
28일 실시된 캄보디아 총선에서의 부정선거 의혹 파장이 커지고 있다. 통합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 등 야권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까지 성명을 내 조사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최종집계 결과 전체 123석 중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68석, CNRP가 55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28년간 철권통치를 휘두른 훈 센 총리 정권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2008년 총선보다 두 배 가까운 의석을 확보한 CNRP의 선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세를 몰아 CNRP 측은 “훈 센 총리가 승리를 도둑질했다”며 유엔의 조사를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30일 캄보디아 총선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믿을 만한’ 조사를 요구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중립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내고 “제기된 어떠한 논란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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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캄보디아 정부와 CPP는 의혹의 실체를 밝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며 위원회 구성을 통한 조사 요구를 거부해 총선 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이같이 총선 부정 의혹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캄보디아 총선 한국 감시단 자격으로 현지 선거를 지켜본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프놈펜의 한 초등학교에서 치러진 선거를 관찰했는데 야당성향의 유권자들이 조직적인 정부의 개입으로 선거인 사전 등록에서 제외됐다며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삼 랭시 대표가 총선 당시 유권자 명부에서 약 120만 명의 명단이 증발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윤 의원은 “짧은 기간 총선을 지켜봐 선거 전 정부의 부정 개입 여부를 가려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캄보디아 총선에는 한국과 중국 헝가리에서 파견된 국제감시단이 현지 선거 과정을 지켜봤다. 한국에서는 윤 의원 외 민주당의 김진표 조정식 정세균 강기정 의원 등이 참여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