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송준호(왼쪽)는 컵 대회를 통해 깜짝 스타 반열에 올랐다. 송준호가 28일 우리카드와 결승전에서 호쾌한 스파이크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현대캐피탈 2년차 ‘반전드라마’
홍익대 3학년 시절 드래프트서 4순위
에이스 문성민의 부상…송준호에 기회
눈여겨본 김호철감독 매일 밤 맞춤과외
부족했던 경기 경험…결승전에서 꽃펴
현대캐피탈 송준호(22·라이트)가 2013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를 통해 깜짝 스타가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잘 생긴 외모에 스타성을 갖춘 송준호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 시작은 미미했다
● 선배들에 치이고 외국인 선수에 밀리고
프로에 왔지만 여전히 눈에 띄지는 않았다. 2012∼2013시즌 7경기에 등장해 11세트를 뛴 것이 전부였다. 29번의 스파이크로 14득점, 공격성공률 48%를 기록했다. 기회가 올 것이라는 희망이 없었기에 훈련도 절박하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사라졌던 많은 선수들처럼 송준호도 그냥 그렇게 끝날 뻔했지만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호철 감독이 컴백했다. 2013월드리그에 출전했던 에이스 문성민이 6월1일 일본전에서 덜컥 무릎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잘해야 11월 V리그 개막 때 복귀가 가능한 큰 부상이었다. 주전의 부상은 후보 선수들에게 희망을 줬다. 김 감독도 세대교체를 위해 어린 선수들에게 눈을 돌렸다. 코보컵을 앞두고 공격수가 7명뿐인 팀 형편상 어린 선수들을 반드시 키워낼 필요성이 생겼다.
● 두 달간 밤 11시까지 매일 훈련을 견뎌내다
23일 대한항공전에서 공격성공률이 33%에 머물렀지만 경기를 하면서 차츰 좋아졌다. 마침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교 선배 여오현이 새로 들어온 것도 큰 힘이 됐다. 여오현은 경기 내내 송준호를 챙겨주며 자신감을 올려줬다. 경기 뒤에도 감독의 훈련은 계속됐다. 코보컵 승리가 목표는 아니었다. 송준호는 경기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능력을 찾아냈다.
28일 우리카드와 결승전에서 그 숨겨진 재능이 드러났다. 팀 에이스 역할까지 해내며 MVP라는 화려한 선물도 받았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MVP다. 이제 송준호는 11월 개막하는 V리그를 위해,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또 다시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